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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플레이션’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11일(월)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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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여 지구온난화를 최대한 막아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이라는 돌발 악재가 나타났다.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경제 대국이자 인구 대국인 중국은 심각한 전력 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못해 세계 경제마저 침체의 늪에 빠지게 할 상황이다. 호주를 길들이려고 석탄 수입을 금지했던 중국이 다른 나라에 손을 내밀었지만 별 성과가 없자 결국 1년여 만에 호주산 석탄을 다시 들여오고 있다. 콧대 센 중국의 전력난이 비상상황에 다다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급기야 중국의 국무원은 지난 8일 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어 석탄발전 전기요금을 기준선에서 최대 20%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까지 마련했다. 석탄은 중국 발전량의 60%를 차지하는데 세계 경기회복으로 석탄값이 급등해 석탄을 확보하지 못하자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시진핑 정권이 탄소배출 감량을 위해 석탄 사용을 제한했다지만 세계 석탄 생산 1위 호주와의 판로를 스스로 끊어냈던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이로 인해 중국에 있는 애플, 테슬라 공장도 피해를 보았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연료비가 급상승한 까닭은 중국과 유럽 등 곳곳에서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에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관련 에너지 비용 등의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이른바 ‘그린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설비에 주원료로 쓰이는 구리·알루미늄 등 원자잿값이 치솟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올겨울에 유난히 추운 날씨가 예상됨에 따라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연료 비축에 나서 각종 연료비가 동반 상승하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식량 물가도 요동치고 있다. 올해 들어 곡물가가 급등하면서 유엔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식탁 물가도 비상이 걸렸다. 수요 상승과 브라질의 극심한 가뭄으로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곡물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한국에 비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큰 유럽 등 선진국은 이미 그린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올해 유럽지역에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풍력을 통한 전기 생산량이 급감했고, 대체 에너지로 천연가스 수요가 몰리며 역시 가격이 올랐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공급망 병목 현상까지 겹치며 그린플레이션은 전 세계 물가 난을 고조시키는 변수로 등장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에너지 섬나라’나 마찬가지여서 그린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정부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체 발전량 중 일정 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채우도록 의무화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를 대폭 강화(올해 9%→내년 12.5%→2026년 25.0%)함에 따라 가뜩이나 적자에 신음하는 한전의 부담이 가중돼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하다. 이는 기업의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구조적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된다. 더구나 공공요금뿐만 아니라 식량 물가까지 들썩이고 있어 그린플레이션 공포가 더욱 확산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과제가 된 그린플레이션이란 악재를 막으려면 첩첩산중인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공존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 각계각층이 조금씩 손해를 감수하는 양보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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