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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인을 찾아서-황윤기(黃潤錤) 전 국회의원
‘기본과 상식’에 충실한 정책 펼치며 난관을 이겨낸 인물
경주시장 때 체험·토론·설득의 행정력 보여
안강읍 수해 때 근본해결 위해 철로도 변경
추령터널 개통, 지도 바꾸며 시민 숙원 해결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04일(월) 10:01
ⓒ 경북연합일보

월요기획 시리즈<제74호>-경주인을 찾아서
정치편 : 첫 번째

경북연합일보는 창간 7주년을 바라보면서 이번 호부터 정치·사회·경제·문화·예술·스포츠 등에서‘경주인을 찾아서’를 연재하기로 했다. 본지가‘경주인을 찾아서’기획특집 시리즈를 내는 것은 경북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고, 경주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본지 창간 정신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의 정체성 확립과 발전 등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본지는 그‘사람들’중에서 투철한 애국애향정신으로 무장하고, 불굴의 도전정신을 발휘해 지역과 지역민을 위한 과업을 불가능에서 가능으로 일궈온 선각자적 원로들을 우선 발굴해 차례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황윤기(86) 전 국회의원이 경주시장을 맡았던 때는 만 46세였던 1981년 12월 19일이다. 그는 1983년 4월 13일까지 1년 4개월 동안 시군 통합 전 관선 경주시장을 역임했다. 그는 난관을 헤쳐가는 힘든 과정에서 오로지 ‘기본과 상식’에 충실한 정책을 펼치고자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시정을 결정할 때 시장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관계자 및 공무원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강압이 아니라 권유로 설득하고, 사후에도 철저한 모니터링을 했다. 그는 30만 명 시민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경주시장으로서 어떠한 핑계도 게으름도 실수도 용납되지 않았던 것이다.

◇체험, 토론, 설득으로 효과 극대화

1981년대 12월, 황윤기 전 의원의 경주시장 부임 당시는 모든 것이 열악했다. 2년여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갑작스레 서거했다. 그에 따른 격변으로 정치는 매우 시끄러웠다.
경제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개발도상국으로서 반세기 내에 선진국을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정도였다.
그는 재임 초에 우연히 신혼부부 한 쌍이 경주역에서 헤어져 첫날밤을 보문단지에서 각각 다른 호텔에 묵게 됐다는 헤프닝을 들었다. 호텔의 과당 경쟁이 빚어낸 웃지 못할 경주의 현실이었다. 그는 이래서 되겠느냐고 고민하다가 혼자서 호텔 숙박 체험을 했다. 그는 관광객이 돼 호텔을 잡고, 음식, 안마서비스 등을 체험했다. 역시 비위생과 비정상적 운영이 드러났다.
그는 시청 간부회의에서 처벌이 아닌 주의를 주고, 시정을 유도하도록 당부했다. 시장이 직접 체험하고 이렇게 조치했다는 소문이 나자 관련 업계에서는 자정 운동이 일어났다고 한다.
B형 간염이 유행할 때였다. 당시 경주 시내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찌개류를 여러 사람이 숟가락을 섞어서 떠먹는 게 관행이었다. 또 대부분 식당의 조리실은 밀폐돼 있었고, 청결하지 못했다. 그는 식당의 조리실을 손님들이 훤히 볼 수 있도록 권유하고, 찌개도 각자가 덜어 먹도록 했다.
당시 이와 관련된 법령은 미비했다. 그는 권유 차원으로는 가장 강력하게 행정지도를 했다. 당연히 효과가 발생했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부조리를 강제적 처벌 없이 시민 스스로 고쳐나가도록 했던 그의 행정 철학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추령터널 개통, 동해안 지형 바꿔

황윤기 전 의원은 경주시장 이후 포항시장, 산림청 임정국장을 역임했다. 공직 퇴임 후 1985년 정계에 입문했다. 1988~1996년까지 제13, 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제13대 국회의원 재임 때인 1990년 대 여름에는 커다란 수해가 났다. 곡창지대인 안강들에 벼들이 모조리 넘어졌고, 상당한 곡물이 물에 쓸려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그러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시 여당 대표 자격으로 헬기를 타고 수해 현장을 찾았다. 그의 고교 동기였던 김우영 당시 경북도지사도 왔다.
안강읍장의 현장 브리핑 후 그는 보충설명을 했고, 김 전 대통령은 경청했다. 그는 김 전 도지사와 같이 수해현장을 꼼꼼히 재점검했고, 수해원인을 찾아내 건설부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 결과 포항 쪽으로 빠져나가는 형산강의 폭을 넓히기 위해 도로를 대폭 넓히고, 철로는 변경토록 했다. 그 이후 그곳은 웬만한 수해에 끄떡없었을 뿐 만아니라 교통도 확 뚫렸다.
수해 현장을 급히 찾아 와 깊은 관심을 보여 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그는 그 일 이후로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줄곧 이어왔다.
추령터널(秋嶺)은 황 전 의원의 대표적 치적이다. 추령터널은 경주시 황용동과 문무대왕면 장항리를 잇는 터널로, 총사업비는 당시 322억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이었다. 1991년 1월에 착공, 1998년 1월 12일에 개통했다. 총연장은 621m이며, 폭은 12.3m(유효폭 11.3m), 높이 4.8m이다. 지금은 토함산터널의 개통으로 국도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개통 당시에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S자형 터널이었다.
경주시내에서 감포항과 양북 양남 등 경북동해안 해안도로를 연결하는 추령(秋嶺)터널이 접속도로 2천619m, 고가도로 730m를 연결하며 착공한 지 7년만에 완공되자 경북 내륙에서 동해안으로 가는 지도가 달라졌다. 이 터널의 개통으로 험한 고갯길이던 경주∼감포간 도로가 거의 직선화돼 차량 운행시간이 1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됐다. 특히 겨울철 눈이 조금이라도 내리면 통행이 금지돼 양쪽지역 주민들이 포항이나 울산으로 돌아가야 했던 불편이 사라졌다.

◇노후에도 변함없는 애국애향정신

최근 황윤기 전 의원은 안산 자택에 머물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3~4년 전까지는 초청받은 지역의 중요 행사에도 참여하고, 문중 큰 행사에도 출입했다. 요즘은 의정동우회 기고 등 집필 활동 등으로 소일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애국애향정신과 더불어 국가와 지역의 발전에 대한 염원은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 그는 본보의 인터뷰 요청에 대해 흔쾌히 호응, 직접 집필한 장문의 의견서를 보내왔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첫째, 북핵위협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유엔, 미국, IAEA 등과 협의해 유럽처럼 전술핵무기를 도입, 비치해 북한이 쏘면 우리도 쏜다는 ‘막장 전략’을 구현해야 북핵위협도 소멸하고, 평화공존, 평화통일도 앞당길 수 있다.
둘째, 인구절벽을 극복하고 인구증가를 이루기 위한 전략으로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기업에서 평생 처음 직장에 도전하는 청년층의 신규 채용을 대폭 늘여야 한다.
셋째, 디지털 분야, 바이오, 메디컬, 통신, 빅데이터, AI, 6차산업, 우주산업, 해운업, 방위산업 등 수 많은 전문분야, 또한 특정 분야에서 수재를 양성하는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교육복지를 늘여야 한다.
그는 지면 관계상 의견서를 줄이면서 경제문제, 영유아 유기 문제, 사형제 존폐 문제, 생활무능력 노인 문제, 장애인 생계 문제, 노숙자 문제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도 선진국에 걸맞게 개선되기를 기대했다. 강병찬 기자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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