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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순례11 - 귀신이 감동한 우리말 시송, 향가
강병찬 본지 취재국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9월 29일(수)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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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신라향가는 본래 중국의 노래에 대한 우리말 노래를 지칭했다. 사뇌가, 사내가, 시내악, 돗노래, 텃노래 등 여러 명칭으로 불렸다. 양주동은 ‘사’나‘쇄’는 동녘동의 우리말이고,‘뇌’는 땅이나 나라의 우리말로 보아‘동국의 노래’라 해석했다. 시문학적 형성은 신라 진흥왕 전후부터 고려 광종까지다. 향가는 또한 음악으로 연주된 시송(詩頌)이다. 향가가 한시(漢詩)의 시송이 아니라 우리말 시송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우리말 시송이라 함은 당시 국민이 듣고, 이해하고, 따라 부르고, 함께 즐길 수 있었다는 의미다. 또 그런 의도로 창작됐다. 그러나 현전하는 사료 중에 향가의 악보가 수록된 것은 발견되지 않아 향가의 음조와 장단과 가락이 어땠는지는 미궁이다. 향가의 음악성과 관련, 여기현은 향가의 음악이 전해지지 않는 이유로 “‘악(樂)’은 종합적인 궁중악으로 개인의 창작인‘가(歌)’와는 다르며, 향가(사뇌가)는 악기와 반주, 춤 등이 수반된 악이 아니므로 삼국사기‘잡지일(雜志一), 악(樂)’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구체적 논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반면 이임수 교수는“향가가 궁중악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제의성이나 주술성, 기원성을 가진 시문학적 성격의 노래임이 분명하다.”고 했다. 향가집 ‘삼대목(三代目)’이 편찬된 사실은 향가에 궁중악 분야도 포함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삼대목이 왕명에 의해 편찬된데다 책명 자체가 집대성했다는 의미의 목(目)이므로 악과 가를 막론하고 향가의 다양한 장르를 담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우적가의 작가 영재 스님의 이름이‘영(詠)’으로 본다면, 향가 중‘영창’(詠唱, 기악 반주가 있는 서정적인 가락의 독창곡)도 상당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여하튼 고대 정형시로서 향가가 4구체, 8구체, 10구체로 분류되고 있지만, 글자의 배열 속에서 율격만으로 1천여 년 전의 음조와 가락과 장단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향가의 음악을 알아보는 몇 가지 방법론을 나름대로 제시한다. 첫째, 중세의 음악서들을 연구해보는 방법이다. 악학궤범, 시용향악보, 악장가사 등 고악(古樂)과 관련된 문헌들과 비교 연구한다. 둘째, 불교음악의 ‘범패’ 즉 선(禪)음악이 향가의 음악적 요소와 결부돼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범패 서적으로는 대휘화상이 쓴 ‘범음종보’가 있다. 범패는 장단과 화성이 없는 단선율이며, 의식음악이다. 셋째, 전래민요의 가락과 장단을 향가 중 참요나 민요 등과 비교할 수 있다. 향가가 신라향가인 만큼 동부민요와의 유사성을 추정해 볼 수 있다. 다섯째, 일본의 자료 중‘만엽집’에서 비롯된 음악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일본의 문자와 만엽가가 우리의 향찰과 향가가 전래돼 정착된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여섯째, 한시(漢詩)의 시창(詩唱)과 시조의 시조창에서 유사성을 찾아볼 수 있다. 전승된 시창 및 시조창이 향가의 영창과 색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선시대의 ‘대취타’와 신라의 ‘고취대’를 결부시켜 향가 중 행진곡 풍인‘혜성가’와 ‘풍랑가’의 장단을 연구해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 최근 경주, 군위, 부산 등에서 문학인들을 중심으로 향가의 시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와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에 비해서 향가의 음악적 요소는 연구가 매우 적은 편이다. 최근 경주에서 활동 중인 김영리 국악인이 향가를 자신이 전승받은 채숙자류 영제시창시조창 중 사설시조에 접목해 재현한 사례는 매우 고무적이다. 영제가 영남지역의 음악인 만큼 신라향가와의 음악적 유사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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