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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근본
정석준 법사,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9월 16일(목)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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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은 물론 불교신자라 자처하는 사람 중에서도 불교하면 절을 생각하고 스님을 생각하며 불교는 절에서 스님들이 하는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불교란 절에만 있고 속가에는 없는 것이 아니며 또 스님이 되어야만 얻고 속인은 얻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진속불이(眞俗不二)하다고 했다. 출가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이나 다 마찬가지란 말이다. 실재 재가자 중에는 출가자 못지않게 훌륭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재가자 중에서 대표적인 사람으로 인도에서는 유마거사를 들고 중국에서는 방거사를 들며 우리나라에서는 부설거사를 손꼽고 있다. 불교를 믿는 궁극적인 목적은 깨달음에 있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출가해서 스님이 되든 재가자의 몸이든 우열이 있을 수 없다. 오직 마음을 깨치느냐 못 깨치느냐에 달려 있다. 성철 스님께서도 “불교란 깨달음에 그 근본 뜻이 있다. 불교의 근본인 이 깨친다는 것은 일체 만법의 본원 그 자체를 바로 아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일체 만법은 총괄적으로 표현하여 법성(法性)이라 하고 각각 개별적으로 말할 때는 자성(自性)이라고 하는데, 그 근본에서는 법성이 즉 자성이고 자성이 즉 법성이니 자성이라 하든 법성이라 하던 이 본원 자체를 바로 깨친 사람을 부처라 한다”라고 하셨다. 불교에서 많은 부처, 많은 보살이 있어 어떤 부처님을 어떻게 믿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데, 본래 불심(佛心)이 그러해서가 아니라 중생의 마음이 천차만별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많은 것만 알고 하나를 모르기 때문에 범신론(汎神論)이 생겼고, 하나만 알고 여럿을 모르기 때문에 유일신(唯一神)이 생긴 것이다. 지혜가 없는 이에게는 지혜를 불어 넣기 위해서 문수가 생겼고, 자비가 없는 이에게는 자비를 심어주기 위하여 관음이 생겼으며, 미래를 사는 중생을 위하여 칠불이 생겼고, 현재에 사는 사람들을 위하여 석가가 태어났다. 부처·보살·중생이 본래 둘이 아니건만, 사람들이 스스로 마음 쓰기를 부처님같이 하고, 보살님같이 하므로, 부처·보살·중생이 따라 생긴 것이다. 천태지의 대사는『법화론』에서 “한 생각 깨달은 마음이 부처이고, 한 생각 자비한 마음이 보살이고, 한 생각 청정한 마음이 인간이고, 한 생각 어리석은 마음이 축생이고, 한 생각 지혜로운 마음이 벽지불이고, 한 생각 투쟁한 마음이 아수라이고, 한 생각 탐욕하는 마음이 아귀이고,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이 지옥이다”라고 하였다. 원효스님은 “마음 밖에 물이 없고(心外無物), 삼계가 오직 마음뿐이며(三界唯心), 만법이 오직 한 생각에 매여 있다(萬法唯識)”는 가르침을 주셨다. 그러므로 불법을 믿은 이는 먼저 제 마음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며, 마음 밖에 다른 것에 집착하는 것은 모두 우상이고 미신이 된다. 불자들이 부처님을 존경하고 보살님을 숭배하는 것은, 이들이 먼저 한 마음을 깨달아, 마음에 복과 지혜를 겸비하고 욕심을 떠나서 모든 생명들 가운데 가장 으뜸가는 성현이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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