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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삼중수소 조사’각종 혼선 유감(遺憾)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9월 13일(월) 19:43
ⓒ 경북연합일보
올해 초, 월성원전 부지 지하수 배수로에서 최대 71만3천 Bq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파장을 몰고 왔다. 진상조사 및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단 구성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이하 감시기구)와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경쟁하듯 조사단을 꾸렸다. 결국, 민간조사단이 두 군데 꾸려지는 모양새가 됐다.
그러더니 감시기구 주도의 민간합동조사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 감시기구 운영위원회가 편향적인 전문가를 배제하고 중립적인 전문가를 선임했는데 조사단 출범식 날 배제됐던 전문가가 느닷없이 위원으로 위촉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의를 제기하던 시민단체 위원이 ‘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위원 사퇴를 선언하며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래서 감시기구 주도의 조사단은 출범은 했지만, 신뢰를 잃어버리게 됐다.
반면에 원안위 주도의 ‘월성원전 삼중수소 조사단’은 구성 단계에서는 진통을 겪었지만, 출범 후에는 의욕적인 활동을 이어갔다. 민간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조사단’과 친원전, 탈원전, 지역주민, 원안위 위원 등을 골고루 안배한 ‘현안소통협의회’로 이원화돼 상황에 따라 협력 또는 경쟁을 하다 보니 활동이 활발했다. 그런데 과잉의욕 때문인지 결국 탈이 났다.
지난 10일, 원안위가 “월성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주변 토양, 물 시료에서 세슘-137과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검출됐다”라며 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가 5달 넘게 벌인 제1차 조사 경과를 발표했는데 이는 당초 계획보다 많이 앞당겨진 발표였다. 참고용 보고서 초안이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발표하게 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성1호기 부지 내 물과 흙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SFB 벽체 주변 토양에서는 감마핵종인 세슘-137이 g당 최대 0.37Bq 검출됐다. 자체처분 허용농도인 0.1 Bq/g의 3배가 넘는 양이다. 물에서는 리터당 최대 75.6만Bq의 삼중수소와 g당 0.14Bq의 세슘-137이 나왔다. 조사단은 “SFB 벽체와 차수 구조물의 상황을 종합하면 지난 1997년에 월성1호기 SFB 차수막이 원래 설계와 달리 시공됐고, 그 시점 이후부터는 차수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사단은 방사성 물질이 원전 외부로 유출됐는지는 향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안위가 추측에 불과한 내용도 담긴 경과보고를 서둘러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은 이렇다. 지난 7일, 8일 JTBC가 연속으로 “월성원전 1호기에서 방사성 물질이 새어 나왔다는 의혹은 사실이었다.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이 20년 넘게 누출되고 있었다……” 등을 집중 보도하면서 그 근거로 JTBC 취재진이 입수한 ‘1차 조사결과 보고서’라며 자료를 제시했다. 그런데 이것은 정식 보고서도 아닌 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 위원들에게 참고하라며 단체카톡방에 올린, 정제되지 않은 자료인데 카톡방에 참여한 누군가가 자료를 유출해 버린 것이다. 후문에 의하면 아직 자료 유출자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대외비에 해당하는 자료를 JTBC에 유출한 위원이나, 불명확한 자료를 ‘1차 조사결과 보고서’라며 제시한 JTBC도 몰상식하기는 마찬가지다.
안전에 취약한 월성원전, 온갖 구설에 휘말린 2개 조사단 모두 정말 유감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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