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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덕의 노래, 윤심덕의 연애
전인식 시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9월 08일(수)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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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윤심덕(1897~1926)의 노래 ‘사의 찬미’가 오늘날까지 불려지고 여전히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것은 다른 노래들이 가지지 못한 비극적 스토리텔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슬픈 러브스토리이거나 끔찍스러운 불륜 스캔들로 볼 수도 있다. 유교적인 사고가 지배적이고 자유연애가 어렵던 그 시기에 앞서가던 지식인들, 해외 유학파 중심으로 자유연애 사상이 조금씩 싹트고 있었다. 나혜석이 그렇고, 탄실 김명순이 그렇듯 그들의 사랑의 대상은 불행하게도 대부분 유부남들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유학생들의 대부분은 고국에 부인이 있었다. 부모들에 의한 정략결혼이 대부분이었다. 김우진과 윤심덕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윤심덕은 평양 출신으로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선교사의 도움으로 음악을 공부할 수 있었다. 조선 총독부의 관비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동경음악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졸업 후 1923년 6월에 종로에서 첫 독창회를 열었는 바,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가 되었다. 모든 음악회에 그녀가 등장시킬 만큼 인기가 있었지만 성악적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강사 생활과 배우 활동을 했지만, 배우로는 그다지 성공하진 못했다. 그녀가 꿈꾸었던 오페라 가수 대신에 생계를 위하여 대중음악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목포 부잣집 아들 김우진은 집에서는 농학을 공부하길 원했지만, 문학에 뜻을 두다 보니 와세다대 영문학교로 진학했고 특히 비평 쪽에 두각을 보였다. 활발한 문학 활동과 극단활동은 부친의 바램과 반하다 보니 부자간의 갈등과 불화의 원인이 되었다. 김우진과 윤심덕은 동경 유학생 모임이던 ‘동우회 순례극단’에서 처음 만났다. 김우진은 과묵하고 섬세하고 신중한 스타일인 반면에 윤심덕은 왈가닥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활달하고 대범한 스타일이었다. 첫눈에 반한 것은 아니고 극단활동을 함께하다 보니 가까운 사이가 되었고 윤심덕이의 구애가 더 적극적이었다. 결정적으로 가까워진 계기는 김우진의 초청으로 윤심덕 형제들의 목포음악회였다. 윤심덕은 동생의 일본 유학 배웅과 음반 녹음차 일본으로 건너갔다. 닛토 레코드사에서 녹음한 24곡 중 한 곡이 ‘사의 찬미’였다. 원래 예정이 없는 곡이었는데 녹음과정에서 윤심덕이 간청하다시피 해서 녹음한 곡이었다. 이 노래의 원곡은 루마니아 작곡가 이바노비치의 ‘도나우강의 잔물결’에 윤심덕이 직접 가사를 쓰고 부른 번안곡이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아니면 미리 죽음을 예감하였을까 윤심덕만이 알 것이다. 녹음을 마친 윤심덕은 동경에 있는 김우진에게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는 전보를 보냈다. 이들은 1926년 8월 3일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가는 관부연락선에 올랐다. 8월 4일 새벽 4시경 두 사람은 껴안고 현해탄에 몸을 던졌다. 이 사건은 ‘조선 최초의 정사’라는 단정적 보도되고 대서 특필되었다. 연락선 정사사건이 장안의 화제가 되면서 ‘사의 찬미’ 앨범은 10 만장 이상 팔렸다. 당시로는 천문학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들의 정사와 관련해서 양쪽 가족들은 당연히 자살을 부정했다. 항간에 이들은 자살을 위장하고 이탈리아에 악기점을 하며 살고 있다더라. 레코드사의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었다. 이와 같은 소문이 떠돌기도 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만큼 사건은 센세이션했고 파격이었다. 100년 전 사건은 오늘날까지 여전히 회자 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윤심덕과 김우진 그리고 사의 찬미는 소설로, 연극으로, 영화로 만들어져 오고 있다. 특히 윤심덕 관련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유민영 교수는 ‘윤심덕 평전’을 비롯하여 윤심덕 관련 책들을 많이 쓰기도 했다. 사랑은 때로는 무섭도록 아름답고, 때로는 무서울 만큼 파괴적이다.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분노와 원망 때문이었을까? 가장 사랑하는 절정의 시간을 영원 속에 가두고 싶었기 때문일까?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죽음으로서 완성될 수 있을까? 오래된 연애사건에 질문을 던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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