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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공간, 경량칸막이, 그게 뭡니꺼?”
김진규 본지 상무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8월 31일(화) 21:01
ⓒ 경북연합일보
아파트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차가 골든타임 내 도착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겠지만 사고는 예상할 수 없다. 주민 스스로 평소 자신이 사는 곳에 어떤 대피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아파트 입주민들은 각 가정에 경량칸막이 등 비상탈출로 확인이 필요한데도 홍보부족으로 이 같은 시설이 있는지 모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12월 부산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발코니 벽을 부수고 탈출할 수 있는 경량칸막이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를 몰라 일가족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 제46조 4·5항에 따르면 4층 이상의 아파트는 대피공간을 설치해야 한다. 가구별 대피공간은 바닥면적 2㎡ 이상으로 바깥 공기 순환이 돼야 한다. 내화 구조도 1시간 이상 불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경량칸막이는 지난 1992년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3층 이상의 아파트에 의무적으로 설치됐다. 이후 2005년부터는 대피공간을 두도록 했으며 하향식 피난구는 지난 2008년에 추가됐다. 즉 지난 1992년 이후 아파트가 지어졌다면 △대피공간 △경량칸막이 △하향식 피난구 중 하나는 설치돼 있어야 한다. 발코니를 확장해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아파트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차가 골든타임 내 도착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겠지만 사고는 예상할 수 없다. 주민 스스로 평소 자신이 사는 곳에 어떤 대피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경주시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로 이사한 김모(32)씨는 아파트에 대피공간 등이 설치돼 있냐는 질문에 “그게 뭐예요?”라고 되묻는다.
이 같은 반응은 김 씨뿐만이 아니다. 경주시 한 아파트에 사는 하모(33) 씨는 거실 전면 발코니에 비상탈출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뒷면 발코니에 경량칸막이가 설치돼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 싱크대를 설치하고 분리수거통이 자리를 차지해 화재발생 땐 비상 통로로 사용할 수 없게 돼 버렸다.
경주시 충효동 한 아파트 주민자치위원은 “대피공간이나 경량 칸막이 벽을 창고로 개조해 쓰는 사람들이 많으며 아예 그 위치를 모르는 분들도 많다”고 꼬집었다.
이에 주민 스스로 평소에도 대피시설에 관심을 둬야 위급한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
경주소방서 관계자는 “건축허가 동의가 나온 뒤 입주자들에게 ‘대피공간’, ‘경량칸막이’ 등의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한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티커가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며 떼어버리거나 그곳에 물건을 쌓아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행 건축법에 대한 단속은 지자체 해당과에서,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대한 단속은 소방서에서 한다. 건축법에 따라 아파트에 △대피공간 △경량칸막이 △하향식 피난구 중 한 가지라도 설치하지 않거나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따라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를 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문제는 경량칸막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도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각 가정을 방문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주민 스스로 안전의식을 고취하지 않고서는 어이없는 사고 가능성은 상존하는 셈이다. 
하지만 입주민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상당수 아파트 세대에서는 경량 칸막이가 설치된 입구에는 붙박이장이나 세탁기 설치 등 각종 짐을 쌓아놓거나 대피공간 역시 각종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소방당국은 경량칸막이와 대피공간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대다수 관리주체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주민 안전의식 제고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은 경량 칸막이와 대피공간은 생명과 직결되는 시설이라 관리주체에서도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해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피난할 공간과 통로를 찾지 못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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