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국가에너지 정책’은 자의적(恣意的) 결정이 아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8월 29일(일) 18:18
|
|
‘월성원전 사건 첫 재판’ 과정과 공소장 내용을 보면 한마디로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국가에너지 안보를 좌우하는 에너지 정책이 한두 명 정치인의 판단과 고집에 좌지우지되고, 소수의 야합과 공모에 의해 자의적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지난 24일 대전지법에서 이른바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경제성 조작 사건’에 대한 첫 공판준비 절차가 진행됐다. 피고인은 부당개입 혐의를 받은 고위직 3인방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채희봉 전 청와대 비서관, 정재훈 현 한수원 사장’이다. 검찰은 “(이 사건은) 청와대와 산업부, 한수원 등의 고위직이 조직적으로 권력을 남용한 범죄로 공모관계와 지시 등이 모두 보고서 등으로 이뤄졌다”며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범행의 배경과 동기, 수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 전 장관의 배임·교사 등의 혐의에 대한 기소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앞서 검찰수사심의위가 백 전 장관의 ‘배임·업무방해 교사’ 혐의에 대해 위원 15명 중 9명이 불기소, 6명이 기소 의견을 내 ‘불기소 의결’한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피고 측 변호인들은 검찰이 피의사실 특정과 무관한 것을 공소장에 마구 기재해,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과거 다른 사건에서도 해당 변호인 측의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주장이 있었지만, 법원에서는 공소장 내용이 모두 일본주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아무튼, 101쪽 분량의 공소장에서 드러난 현재까지의 경제성 조작 과정은 이렇다. 문 대통령이 2018년 4월 2일 청와대 내부 보고 시스템에 ‘월성1호기 외벽에 철근이 노출되어 정비를 연장한다’는 취지의 보고서가 올라오자 ‘월성1호기의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가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 댓글을 발견한 청와대 행정관이 채 비서관에게 보고하자, 채 비서관은 “산업부에 대통령께서 하문하신 내용을 전달하고, 조기폐쇄 계획을 장·차관까지 보고한 입장을 전달받아라”라고 지시했다. 백 장관은 ‘월성원전 추가 가동 의견’ 보고서를 쓴 담당 과장에게 “너 죽을래”라며 질책하고, 바로 그다음 날 ‘즉시 가동중단’ 보고서를 다시 받아내 청와대에 보고했다. ‘댓글’ 이틀 만에 산업부 방침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이렇게 ‘즉시 가동중단’으로 먼저 결론을 내버린 산업부와 한수원이 외부 회계법인과 함께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를 조작해 조기폐쇄 명분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한수원에 1,481억 원 손해를 입혔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적시했다. 누차 강조하지만 ‘국가에너지 정책’을 자의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국가에너지 안보는 백년대계이기 때문이다.
|
|
|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최신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