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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볼모 삼은‘갈팡질팡, 오락가락 원전 정책’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8월 02일(월)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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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국무총리 직속이지만, 법적으로 독립성과 중립성이 보장돼 있다. 그럼에도 폭염으로 7월 넷째 주에 최대전력수요를 연일 경신하는 상황이 벌어져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원전을 조기 투입하겠다’고 국무총리가 몇 마디 던지자, 원안위는 수년간 명분으로 내세웠던 ‘원전의 안전성 강화’라는 기조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정비 중인 원전의 조기 재가동을 7월에만 3기나 승인해 줬다. 여기서 문제는 ‘핵반응로에서 쇠뭉치가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나 8월까지 정기검사를 연장한 신월성1호기도 가동 승인을 해줬다는 데 있다. 열전달 완충판이 떨어져 원자로 하부 유량분배판으로 들어간 것이다. 열전달 완충판 없이 가동하다 자칫 열충격으로 배관이 파손되면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원안위가 가동을 승인해 줬으니 국민은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아무리 전력 수급이 급하다 하더라도 원안위와 산업부가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삼아 갈팡질팡, 오락가락하는 원전정책을 펴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산업부에 의하면, 통상 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8월의 전력공급 안정을 위해 원전 2기를 추가 가동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서 정부는 8월 둘째 주 최대전력수요가 94.4GW, 예비율이 최저 5.1%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쨌든 원전 3기의 조기 가동으로 현재까지 우려했던 ‘전력 대란’은 없지만, 8년 만에 비상단계 발령 가능성이 거론되고 정부가 ‘미운 오리 새끼’ 취급하던 원전에 의지하여 전력 수급의 급한 불을 끄는 상황이 되자,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탈원전 정책을 급속히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전력수요를 낮춰 잡음으로써 수급 불안을 초래했다는 지적에다, 일각에서는 원전을 무리하게 폐쇄하거나 억지로 가동을 멈춰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탈원전으로 전력공급이 감소하지 않았으며, 전력 예비율이 낮아진 건 기온 상승과 산업생산 증가로 인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정부의 설명대로 원전의 공급능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안전성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로 인해 원전의 신규 가동이 지연된 측면은 있다. 2015년 마련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으로는 현재 신한울1·2호기와 신고리5호기, 월성1호기 등 총 5GW 규모의 원전 4기가 추가로 가동 중이어야 한다. 조기폐쇄가 결정돼 2017년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빠진 월성1호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예정대로 운전을 시작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것이다. 특히 신한울1호기는 안전상의 문제로 최근에야 원안위의 운영허가가 나 내년에야 전력공급에 기여할 수 있다. 일부 언론이 정부가 원전의 경제성을 낮추기 위해 정비 기간을 고의로 늘렸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산업부는 “원전 정비와 가동은 관련 법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어서 임의로 조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어쨌든 최근 들어 원전정책이 ‘갈지자(之) 행보’를 보인 건 사실이다. 가장 맹성해야 할 기관은 원안위다. 특히 불완전한 승인 절차가 문제다. 독립성이 보장됐음에도 ‘매사 기준도 없이 주먹구구식 결정을 하고, 역대 정권마다 꼭두각시처럼 거수기 노릇만 한다’는 비아냥에 대한 통렬한 자성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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