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 2026-08-06 19:33:15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행사알림
회사알림
 
뉴스 > 테스크 칼럼
향가순례8 - 서라벌 밝은 달밤의 정사‘처용가’
강병찬 본지 취재국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7월 25일(일) 18:07
ⓒ 경북연합일보
“서라벌 밝은 달에 / 밤들도록 노니다가 / 들어와 자리 보니 / 가로리(다리가) 넷이구나 / 둘은 내애엇고(내 아내의 다리이고) / 둘은 뉘해엇고(누구의 다리인가)? / 본디 나의 것이지마는 / 빼앗겼으니 어찌하릿고.”(이임수 현대역)
처용랑(處容郞)이 지은 처용가(處容歌)는 신라시대의 적나라한 성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신라시대에는 남녀교제가 자유로웠고 성적으로 분방한 시대였다. 일시적인 사랑뿐만 아니라 일생을 함께 할 배필을 구하는데도 본인들의 독립적인 의사가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 태종무열왕 김춘추와 문명황후 문희의 혼전 연애와 임신에서 알 수 있다. 자유분방한 연애관이었던 만큼 외도와 그에 따른 가정의 파탄도 비일비재했다.
서라벌의 달 밝은 밤에 늦게 집으로 돌아온 처용랑도 그의 아내가 다른 사람과 동침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그 장면을 보고 그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그냥 물러 나왔다. 처용랑의 아내와 동침한 사람이 처용랑의 행동을 보고 자기의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니, 그가 바로 역신(疫神, 천연두)이었다. 역신은 처용랑이 그런 사태를 당하고도 노여워하지 않은 것에 감동했다. 그는 처용랑의 형상을 그린 그림만 보여도 그 집 문안으로 다시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다. 이 부분에서 역병(疫病, 천연두)을 물리치는 ‘처용무(處容舞)’가 탄생했다.
내용이 참 괴이하다. 고대국가에서 간통한 처는 대개 처벌의 대상이다. 그런데도 처용랑은 아무런 조처를 내리지 못했다. 처용랑은 역신의 아내 유린에도 불구, 그저 사과만 듣고 말았다. 이어서 그는 역병 퇴치라는 역할만을 수행했다.
예로부터 역신이나 도깨비는 권력가, 부자, 침략자를 의미한다. 폭군의 백성에 대한 인권유린의 대표적 사건이 유부녀의 겁탈이다. 또 망국의 대표적 징조가 사회 전반적인 도덕의 문란과 그에 따른 가정의 파탄이다.
실체가 모호한 처용랑은 실존 인물로 보며, 이름 뒤에 붙은 ‘낭(郞)’은 화랑을 의미한다. 처용랑은 아랍계 이주자, 동해안지역 토호의 아들 등으로 추정되며, 기인(其人, 인질)으로 잡힌 듯하다. 하지만 그는 고관이 됐고, 미녀를 하사받았다. 처용가는 신라 상류층의 정략결혼, 처용랑의 방탕한 삶, 화랑 가계의 도덕적 문란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처용가가 지어진 당시는 통일신라 후기 헌강왕 때다. 신라는 사회적 안정과 풍요로움을 누렸으나, 왕과 중앙귀족들은 함께 향락을 즐기는 데 몰두했다.
삼국유사에는 헌강왕의 춤판이 세 부분에 걸쳐 나온다. 헌강왕이 포석정(鮑石亭)에 행차했을 때 남산의 신이 나타나 춤을 추자 왕도 이를 따라서 춤을 추었는데, 이 춤이 어무상심(御舞祥審) 혹은 어무산신(御舞山神)이다. 헌강왕이 금강령(金剛嶺)에 갔을 때는 북악(北岳)의 신이 나타나 춤을 추었는데, 이가 옥도령(玉刀鈐)이다. 헌강왕이 동례전(同禮殿)에서 연회를 열었을 때는 지신(地神)이 나와서 춤을 추었는데, 이가 지백급간(地伯級干)이다. 같은 때에 신라 지배층 성의 문란이 막장에 이르렀고, 그것을 경계하면서 나온 춤판이 처용무가 아닌가 한다.
일연 스님은 삼국유사를 통해 산신과 지신이 장차 나라가 망할 것을 알고 춤을 추어 이를 경계하도록 했으나, 나라 사람들이 이를 깨닫지 못하고 더욱 향락에 빠져 마침내 나라가 망하고 말았다는 의미로 통일신라 하대의 망국적 향락·귀족문화를 질타했던 것이다.
처용가는 화랑도의 기강이 무너져 내리면서 국가도 패망의 과정에 들어섰다는 뼈아픈 교훈을 담고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영덕 고래불역서 철도관광 축제 열린다
안동 월영열차·와룡빛터널 첫선
군위군의회 산경위 의정활동 돌입
경북소방, AI 기반 재난대응 강화…신고접수시스템 고도화
대구시, 제조기업 AX 전환 가속화 돕는다
경주시, 공공기관 유치전 돌입…원자력·에너지안전 분야 공략
포항에 동북권 ICT콤플렉스 개소…AI·SW 인재 양성
청송사랑화폐 할인율 15%로 조정…안정 공급 강화
어린이 문화체험 프로그램 확대 운영
민선 9기 경북도 투자유치특위 발족
최신뉴스
408억원 규모 ‘경북 혁신 벤처펀드’ 결성  
대구경북 말산업 특구 활성화 채찍질  
노지 밭작물 스마트 관수기술 도입  
안동시 착한가게 400호점 탄생  
예천군, 지역 환경리더 양성 나섰다  
영양군, 고추 재배 종합 평가회 개최  
영주서 대만 복싱 선수단 350명 전지훈련  
‘부적합 방폐물 반입, 케리(KAERI)’ 엄중 처벌해야  
달성군 찾아가는 장애인식개선 문화예술교육 호응  
군위군, 폭염 속 농작업 안전 지킨다  
대구서 조수미 세계무대 데뷔 40주년 기념공연 열린다  
볼거리 많은 대구과학관, 대구 인기 공공기관 1위  
냉방기기 사용·전력 수요 급증…화재위험경보 ‘심각’ 상향  
경북도, 민·관 합동 독도 연안·수중 정화행사 개최  
경북도,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 추진 본격화  

신문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고충처리인제도 개인정보취급방침 제휴문의 광고문의 구독신청 기사제보 저작권 문의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경북연합일보 / 사업자등록번호: 505-81-82281/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화랑로 32 (성건동)
발행인.편집인: 정진욱 / mail: sp-11112222@daum.net / Tel: 054)777-7744 / Fax : 054)774-331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가0003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진욱
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29,453
오늘 방문자 수 : 19,817
총 방문자 수 : 41,744,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