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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순례6-국태민안을 사뢴 사뇌가, 혜성가
강병찬 본지 취재국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7월 11일(일) 17:40
ⓒ 경북연합일보
“옛 동해 물가 / 건달파가 놀던 성을 바라보고 / 왜군도 왔다 / 봉화 올린 숲이여 / 세 화랑의 (금강산) 오름을 듣고 / 달도 부지런히 불 밝힐 때 / 길 쓸 별을 바라보고 / 혜성이야 사뢴 사람이 있다 / 달 아래 떠 있더라 / 이에 무슨 재앙이 있을까?”(이임수 현대역)
낭승(郞僧) 융천사(融天師)가 지은 혜성가(彗星歌)는 우리 민족의 정신적·정서적 바탕과 함께 화랑과 향가의 지향성과 관계성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내주는 완벽하고 소중한 작품이다.
고대국가에서는 혜성이 출현하면, 가뭄 같은 기상 이변, 왕권의 다툼, 민심의 동요, 외적의 침략이 일어날 것으로 여겼다. 융천사는 혜성과 함께 나타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자 혜성가를 지어 국태민안의 염원을 천지신명에게 사뢰었다. 그 결과 왜적은 물러났고, 왕은 화랑들이 풍류를 즐기도록 허락해 국태민안이 실현됐다.
혜성가는 10구체 향가로 배경 설화와 함께 삼국유사 권5, 진평왕조에 실려 있다. 융천사는 혜성가를 통해 화랑의 첫 번째 책무가 국가를 지키는 것이며, 더 나아가 왕과 백성들 사이에서 화랑의 가교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혜성가는 하늘에 혜성이 나타났고, 왜구가 침략했고, 봉화가 올랐고, 화랑들이 밤을 새워 전장으로 진격해야 했는데, 이에 융천사가 혜성가를 지어 기도했더니, 혜성이 사라졌고, 침입한 왜군이 물러갔다는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상세히 묘사했다.
사람들이 혜성을 본 곳은 첨성대 주변으로 추정된다. 현전하는 첨성대는 선덕여왕 때(재위 632∼647년) 축조돼 혜성가가 지어진 진평왕(眞平王, 재위579~632년) 대에는 없었다. 다만 심대성(心大星, 서라벌)의 반월성 앞, 첨성대 일원은 이전부터 기도처로 전해져 오고 있다. 점성술로도 일컬어지는 신라의 천문학은 당시 상당히 발달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혜성이 나타났을 때 거열랑·실처랑·보동랑 세 명의 화랑은 금강산에 유오(遊娛)를 떠날 참이었다. 삼국유사에는 화랑의 유오지로 명주, 금란, 총석정, 삼일포, 영랑호, 선유담, 운송정, 월송정, 경포대 등 금강산과 강원도 일대의 해변이 상세히 나온다.
혜성가는 제의성과 주술성을 갖고 기원을 아뢰는 ‘사뇌가(詞腦歌)’로서의 특징도 두드러진다. 향가가 우리 고유의 선(仙) 사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신라인들의 정신세계는 선과 연관이 깊다. 화랑들은 평시 학습에 있어서 유·불·선을 망라하면서도, 유오를 떠나 명산대천에서 제를 올릴 때는 선을 중심에 두었다.
천지·자연과 인간과의 감흥은 고대인의 특징이다. 사서에 기록된 다양한 사건과 현상들에 대해 총체적으로 규명해 보고, 그 의미와 상징을 정리해 봄으로써 그 속에 내포된 다양한 지식과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화랑도의 특징인 ‘풍류’는 9세기 신라 석학 최치원이 쓴 ‘난랑의 비문’에서 발견된다. 최치원은 ‘난랑비서’를 통해 풍류의 본래 모습은 우리 민족 고유의 ‘도(道)’로 정의하고, 도는 하늘과 자연을 숭배하고 인간을 사랑하며 속된 것을 버리고 순수한 자아를 추구하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최치원은 우리 민족이 예의를 숭상하고, 음악과 춤을 즐기며, 그것을 통해 천인합일하고자 하는 사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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