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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란 무엇인가?
정석준 법사,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6월 17일(목)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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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우리는 흔히 종교라는 말을 사용한다. 절이나 교회를 종교적 건물이라 하고 불교 기독교 회교 등 종교를 믿는 사람을 종교인이라고 한다. 이렇듯 상식적으로는 어느 정도 종교란 말의 의미를 알고 있지만 종교를 정의하자면 매우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왜냐하면 종교를 신과 인간의 관계로 정의하는 유일신론(唯一神論)이 있는가 하면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무신론도 있으며, 종교를 미신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아편이라고 혹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종교의 가르침 속에서 인생의 근본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도 있고, 종교적 가치에 목숨을 걸고 자신의 온몸과 마음을 바치는 사람도 있다. 이와 같이 종교는 사람에 따라서 견해를 달리하며 거기에다 동·서양의 종교관이 크게 가르기 때문에 종교를 정의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것이다. 여기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고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몇 가지 정의를 알아보고자 한다. 종교(宗敎)의 종(宗)자를 풀이하여 보면, 갓머리 변(宀)에 보일시(示)이다. 갓은 사람의 가장 꼭대기인 머리에 쓰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교란 가장 꼭대기(宀)의 도리를 보여주는(示) 가르침(敎), 다시 말해서 ‘으뜸 되는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이 세상의 많은 가르침 중에서 가장 으뜸 되는 가르침이 종교이기 때문에 거기에는 반드시 신(神)이 개재할 필요가 없는 것이며, 동양의 종교(불교, 유교 등)에는 신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서양의 종교는 반드시 신을 전제로 한다. 종교를 영어로는 릴리젼(Religion)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라틴어 레리가르(Religare)에서 온 말로, 레리가르는 다시(再)라는 뜻을 가진 레(Re)와 결합하다, 관계를 맺다의 뜻을 가진 리가르(ligare)의 결합어로서, 다시 결합하다, 다시 관계를 맺다, 재결합의 뜻을 가지고 있다. 중세 신학자 락텐투스(Ractentus)가 종교(Religong)를 ‘신과 인간을 결합하는 유대’라고 정의하였는데, 이후 서양에서는 종교를 ‘신과 인간의 관계’라고 이해하였으며, 이는 유일신교의 특징을 잘 말해 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와 같이 동·서양의 종교의 의미가 확연하게 달랐기 때문에, 근세에 와서 서구의 종교학자들은 동·서양 종교의 의미를 다 수용할 수 있는 종교의 의미를 찾게 되었고, 그리하여 종교를 ‘신성(神聖) 또는 신불(神佛)을 지향하는 행위’라고 정의하였으며, 20세기 최고의 신학자로 꼽히는 폴 틸리히(1886~1965)는 종교를 ‘궁극관심’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궁극관심을 셋으로 나누어 재물·권세·성·명예 같은 ‘준준 궁극적인 것’에 관한 궁극관심은 가종교(假宗敎)라고 하고, 민족주의·사회주의·공산주의 같은 정치 이념이라든가 사상 체계나 교리 등 ‘준 궁극적인 것’에 대한 궁극관심을 사종교(似宗敎)라 하고, ‘진정으로 궁극적인 것’에 대한 궁극관심을 갖는 것을 종교 자체라고 보았다. 그러면 무엇이 진정으로 궁극적인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인간의 삶과 죽음(生死)의 문제에 관한 문제일 것이며,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목적도 바로 생사일대사(生死一大事)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현대의 종교의 의미는 불교에서 추구하는 문제에 상당히 접근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종교하면 신을 생각하고 신을 믿는 것이 종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서구문화의 영향이며 이는 하루 빨리 불식되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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