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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원자력정책’ 국민 공감대가 필요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5월 24일(월)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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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어저께 한·미 양국의 정상이 공동합의문을 통해 원전사업 공동 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통적인 원전 강국인 미국과 대형 원전 건설 공급망을 가진 한국이 손잡으면서 원전 수출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원자력계, 정치권 등에서도 이번 합의문 발표를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과 미국이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대형 원전 수주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탈원전 기조의 방향 전환이라고 성급한 진단을 내리기도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가 원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대형 원전을 짓지 않다 보니 공급망이 부족하고, 한국은 공급망을 가졌기 때문에 양국이 협력해 이들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양국 정상의 합의문은 선언적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 실무 협의를 통해 대형 원전 협력방안을 비롯해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 연구개발 협력 연장 여부 결정,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차세대 연구개발 협력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무튼, 이번 한·미 양국의 원전사업 공동 참여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임기 말이 다가오면서 원자력정책의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고수해왔던 ‘탈원전정책’의 방향 전환 조짐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탈원전 기조의 방향 전환이냐’라는 질문에 정부 관계자가 글쎄라며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지만, 원자력정책이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다. 먼저 국무총리, 산업부, 원자력산업계를 대표하는 한수원, 국회가 한목소리로 소형모듈원전 산업 육성을 외쳤고, 같은 날 여당의 송영길 신임 당 대표까지 나서서 대통령에게 탈원전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탈원전 정책의 전면적인 변화가 느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국무총리는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SMR 개발을 공식화했다. 세계 원전 시장의 중심이 대형에서 소형으로 이동하는 데 발맞춰 소형원전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원전 없이는 정부 계획대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원전 시장의 주도권이 소형원전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세계 주요국이 SMR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주요 원전 강국이 70여 종의 SMR을 개발 중이며, 우리나라는 스마트(SMART)라는 SMR을 독자 개발해 세계 최초로 인허가를 획득할 정도로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어쨌든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해외 수출을 장려하는 모순되고 의아한 상황이 이번의 양국 합의로 인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원자력정책을 둘러싼 혼돈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개발 등을 두고 찬반논란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더이상 찬원전, 탈원전 간의 진영싸움으로 소모적 논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 국가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라도 원자력 정책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통한 국민 공감대 형성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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