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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까닭은? (2)
정석준 법사,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5월 13일(목) 17:36
ⓒ 경북연합일보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투신 까닭은 고통 속에 허덕이는 중생들로 하여금 하루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위 없는 바른 깨달음)’를 얻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넷째, 모든 존재는 연기(緣起)하므로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
부처님 당시에도 소위 62견(見) 또는 360종의 이설(異說)이 난무하여 가히 제자백가(諸子百家)시대를 이루었는데,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주의·주장들을 낱낱이 설파(說破)하시고 연기법으로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셨다.
연기법이란 이른바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있다’는 것인데, 여기서 이것이란 원인이나 조건을 말하고 저것이란 결과를 말한다. 원인과 조건이 있을 때 그 결과가 발생하고 원인이나 조건이 없어질 때 그 결과가 소멸한다는 것이다. 즉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고 또 그 결과를 떠난 원인은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고립·독존하는 것이 하나도 없고, 다른 것과 더불어 있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와 나는 상대적·대립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네(他)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는 것이며, 내가 있기 때문에 네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을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 되고, 남을 헤치는 것이 결국 자신을 헤치게 되는 것이다.
나와 남이 본래 분리될 수 없는 하나로 더불어 존재한다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사실에 확연히 눈뜰 때, 우리의 삶은 나 자신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을 위한 삶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이 바로 보살이다. 모든 사람들이 보살로서 동체대비(同體大悲)를 몸소 실천에 옮길 때 이 땅은 그대로 불국정토화(佛國淨土化)할 것이다.
다섯째,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임을 깨우쳐 주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
불교사상의 핵심은 연기법이며, 연기법을 자신의 문제와 결부시켜보면, 현재의 내 모습은 과거에 내가 지은 인연의 결과이며, 또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내가 짓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짓고 내가 받는다는 것은 인간의 행·불행, 성공·실패가 어떤 절대 신의 뜻에 의한다든가 운명이나 사주팔자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임을 뜻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자기야 말로 자기의 주인공이며, 행복도 불행도 자기가 만드는 것이다”(법구경)라고 누누이 말씀하셨으며, 마지막 열반에 드실 때에도 “자기에게 의지하되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 법(진리)에 의지하되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유교경)고 유촉(遺囑)하셨다.
여섯째, 일체 중생은 모두 불성(佛性)이 있으므로 부처가 될 수 있음을 깨우쳐 주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
부처님께서 35세 되든 해 12월 8일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으신 뒤 제일성(第一聲)으로 “기이하고 기이하구나! 일체 중생이 모두 부처와 같은 지혜와 덕상이 있건만 분별 망상으로 깨닫지 못하는구나”(화엄경)라고 하셨는데, 이 말씀을 풀이해 보면 부처님이 스스로 깨쳐서 우주 만법의 실상을 바로 알고 보니, 모든 중생이 부처님과 똑같은 무한하고 절대적인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가 본래로 가지고 있는 능력을 개발하면 스스로가 절대자가 되고 부처가 되는 것이지 절대자가 따로 있고 부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체 중생이 부처님과 똑같은 지혜와 덕상이 있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이며, 또한 인간의 무한한 능력을 인정한 것으로서 이는 ‘인간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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