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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와 노자의 사상, 무엇이 다른가?
정석준 수필가, 법사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4월 22일(목) 17:57
ⓒ 경북연합일보
공자와 노자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사회에 대해 일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周)라는 제국의 쇠락기를 춘추 전국시대라고 하는데, 노자가 살던 시대는 전국시대였다. 주는 본래 전국을 무수한 소국(小國)으로 쪼개어 제후들로 하여 통치케 함으로써, 그 세력 균형 위에 서 있던 왕조였다. 그러나 주공(周公)에 의해 제정되었다는 이런 봉건제도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리는 없는 것이니, 춘추 전국시대란 그러한 유동기에 해당했다. 원래 무왕(武王)이 은(殷)을 쳐서 소위 역성혁명(易姓革命)을 일으켰을 때, 그는 야만족들을 이용했는데, 후일에 오자 이것이 크나큰 화근이 되었다. 그들 야만족은 거꾸로 이번에는 주를 침략하였고, 왕조는 동으로 옮겨 낙양(洛陽)을 근거로 삼기에 이르렀다. 소위 하극상(下剋上)의 현상인바, 이것은 주초 봉건제도의 붕괴 과정이라고 하여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공자와 노자도 이런 현실을 그 사색의 시발점으로 한 점에서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같은 현실의 구제를 전제하면서도, 그들을 갈라놓은 것은 목표의 차이에 있었다. 즉 공자가 목표로 삼은 것은 주공의 시대로 돌아가게 하는 일이었다. 그가 예(禮)를 중시한 것도 그 때문이었고, 그의 중심 사상인 인(仁)도 사실은 정치적 색채가 짙은 개념이었다.
이에 비해 노자는 붕괴해 가는 제국에서 눈을 돌려, 부동(浮動)하는 상부구조와는 관계없이 존속해 가는 강인한 저변사회(低邊社會)에서 새로운 정치이념을 발견하였다. 이 촌락들은 씨족단위로 조직된 농민의 취락(聚落)으로 거의 정치적 보호를 필요시 하지 않을 정도로, 자기들 나름의 관습에 의해 살아가고 있었다. 무위(無爲)의 정신을 국가 통치에 적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여긴 것이 노자였다.
유교에서는 여러 덕목을 세워놓고 그것을 행동의 준칙으로 삼을 것이 요구되었다. 그것은 효(孝)니, 충(忠)이니, 신(信)이니, 의(義)니 하는 덕목들이거니와, 그 자체를 일률적으로 무가치하다고 배격할 수는 없을 것이나, 그런 덕목들이 자기의 근가가 될, 보다 근원적인 도에 대해 반성함이 없다면, 그것은 뿌리없는 부평초와 같은 공허한 것이 되고, 그런 덕이 강조되면 될 수록 더 한층 세상을 혼란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없다고도 못할 것이다. “대도(大道)가 피폐해지자 인의가 나타났다”는 말은, 인의가 나쁘다는 것보다 그것이 도라는 근거를 상실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유교가 인위적인 정치제도와 도덕을 당위(當爲)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 데 대해, 노자가 그런 것을 버리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리하여 노자는 인위적인 덕목이 아닌 무위를 본받으라고 요구했다. 그것은 우리의 근원인 무(無) 자체에 의거해 행동한다는 뜻이 된다. 이렇게 무를 본받는 일은 이름 붙일 수 없는 상도(常道)가 아니라, 이름 있는〔有名〕만물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무를 본받아야 한다는 명령이요, 그것을 인식하고 복종하라는 요구다. 그러면 무위·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해, 또는 그것을 본받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는 소극적인 덕목들, 이를테면 동(動)에 대해 정(靜), 지(知)에 대해 우(愚), 명(明)에 대해 암(暗), 강(剛)에 대해 유(柔), 남성적인 것(雄)에 대해 여성적인 것을 지켜 가라고 요구했다. 그것은 처음부터 유(柔)·정(靜)이 되라는 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런 요구는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동(動)을 알고 난 다음의 정(靜), 강(剛)을 알고 난 다음의 유(柔)가 요구된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소극적인 이 덕목들은, 매우 고도한 문화성 위에 자리잡고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도덕관은 유교의 그것이 지니는 인위적·의식적인 약점을, 더 고도한 입장에서 심리학적으로 구명(究明)해 간 것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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