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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정-충의열사를 모신 사당(1)
정석준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4월 06일(화) 16:14
ⓒ 경북연합일보
포석정지는 서남산 서른여덟 골짜기 가운데 가장 골이 깊고 자연경관이 빼어난 윤을골과 부엉이골, 그리고 가늠골ㆍ기암골의 물이 합류되는 포석계(鮑石溪) 옆 평지에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아마도 이곳에다 이궁(離宮)을 지은 것은 뒤로는 서남산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옆으로는 사시장철 맑은 물이 흐르는 포석계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포석정(혹은 포석사)의 포(鮑)는 전복 포자인데, 포석정의 돌 홈 모양이 마치 전복껍질모양과 같다고 해서 포석정이라고 명명(命名)하였다고 한다. 포석정하면 정자(亭子) 형식의 건물일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건물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으니 아쉽기가 그지없다.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을 즐기던 돌 홈(曲水渠)만이 덩그렇게 남아 있을 뿐이다. 전복형상의 돌에 물이 흐르게 하고 술잔을 띄우면 물의 양이나 잔의 형태, 잔속에 담긴 술의 양에 따라 가다가 멈추고, 멈추었다가 다시 가는데(일종의 회돌이 현상), 잔이 흐르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곡수거(돌 홈)의 전체 길이는 22m인데 가장 긴 세로축이 10.3m이고, 가로축이 5m이며 깊이 50Cm 가량의 도랑이 나 있는데, 모두 63개의 석재로 조립되어 있다.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은 중국 진나라 때의 명필가인 왕희지(307~365)와 그의 벗 41명이 난정이라는 곳에 정자를 세우고 개울물에 몸을 깨끗이 씻고 결제사를 올린 후,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 술잔이 자기 앞에 올 때까지 시를 읊는 놀이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때 시를 짓지 못하면 벌주 3잔을 마시면서 즐겼다고 한다. 포석정은 이를 본 따서 만든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몸을 깨끗이 씻고 결제사를 올렸다고 하는 것을 보면 유상곡수연은 단순히 풍류를 즐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제례의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아진다.
1975년 3월부터 이듬해 말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안압지 발굴 조사를 하였는데, 수 천 점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 가운데에는 참나무로 만든 14면체 주사위[주령구]도 있었는데, 이는 귀족들의 놀이기구로 한 면에 씌어진 글의 내용에 따라서 ‘소리 내지 말고 춤추기’, ‘술 다 마시고 크게 웃기’, ‘술 석잔 연달아 마시기’ 등을 하였다고 한다. 이로써 미루어 볼 때 당시 신라 상류사회가 얼마나 풍류를 즐겼는지 단편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다. 중국에서 시작한 유상곡수연은 이웃 일본에서도 있었으나 오늘날 그 자취가 남아있는 곳은 이곳 경주 포석정이 유일하다고 한다.
포석정지 바로 윗쪽에는 배상지라고 부르는 못이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 물을 포석정으로 끌어들여 큰 돌거북의 입을 통하여 뿜어 나오게 하고 다시 돌 홈으로 흐르게 하였다고 한다. 이 돌거북이 조선말엽까지 있었다고 하는데, 조상들이 남겨준 위대한 문화유산을 후손인 우리가 제대로 지키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부끄럽고 송구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포석정은 일제강점기 때 보수되어 원래의 모습과 많이 변형되어 버렸으므로 하루 빨리 고증을 거쳐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포석정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신라 49대 헌강왕 이전에 지어진 것만은 틀림없다.
『삼국유사』 기록을 보면 “헌강왕이 포석정에서 신하들과 항연을 베풀었는데 산신이 홀연히 나타나 춤을 추고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좌우신하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으나 왕만 홀로 이 춤을 보았다. 신하들의 재촉에 의해서 왕이 다시 춤을 추니 그 춤을 어무상심(御舞祥審)이라 한다”는 기록이 있다. 이 춤은 고려시대까지 유행하였다고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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