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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 빚다 용두사미로 막 내린‘재검토위원회’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3월 29일(월) 16:41
ⓒ 경북연합일보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이하 재검토위원회)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출범하여 지난 18일,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하고 21개월 동안 진행된 공론화 활동을 사실상 종료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음에도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용두사미로 막을 내린 셈이다. 똑 부러진 결론 하나 없이 제출한 권고안은 ‘또 다른 위원회를 만들자’는 제안이었다.
전 정부 때부터 여태까지 10년째 공론화에 매달렸음에도 결과적으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그간의 경과를 살펴보면 정권에 따라 운명이 바뀌는,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3년에 출범한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는 ‘영구처분시설 부지를 2020년까지 선정하고, 2051년 가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이에 산자부는 부지선정에 걸리는 기간을 3배로 늘려 영구처분시설을 2053년 완공한다는 기본계획을 내놓았다. 박근혜 정부는 이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선정 절차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확정했다.
하지만 관련 법률안에 국회에 제출됐음에도 계류를 거듭했고, 공론화 과정 자체에 민주성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자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고준위핵폐기물 처리방안 재공론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산업부는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준비단’을 구성했다. 예산 낭비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출범한 준비단은 끝내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활동을 마쳤다. 공론화 의제 및 순서는 대체로 합의를 봤지만 △재검토위원회의 위상 및 위원 구성 △지역공론화 범위 △공론화 의견 수렴 방법 등을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재검토준비단의 미흡했던 활동은 고스란히 재검토위원회에 전가됐다.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원전지역과 시민단체 인사를 배제한 채 원자력에 관해 문외한인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한 태생적 한계는 재공론화 과정에서 갈등만 양산했다.
맥스터 추가 증설 여부 등의 지역공론화와 사용후핵연료 정책 논의라는 전국공론화 이렇게 2원 체제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운영 및 의견 수렴과정에서 여러 차례 파행이 계속됐고, 결국 지난해 ‘불공정한 공론화를 자책(自責)’한 정정화 재검토위원장이 전격 사퇴하고 이어서 위원들이 줄사퇴하면서 재검토위원회는 반쪽짜리 위원회로 전락했다. 게다가 월성원전의 맥스터 증설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과정에서도 정당성 훼손 등 ‘엉터리 졸속 공론화’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아무튼, 재검토위는 ‘특별법을 제정한 뒤에 관리정책을 전담할 독립적인 행정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현재처럼 산업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방폐물 부지를 선정하면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원칙으로 규정된 ‘원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문구 삭제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처럼 사용후핵연료 재공론화는 공론(空論)만 난무하다 미적지근한 결론만 내린 채 일단 종료됐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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