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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무생사(本無生死) (1)
정석준 수필가, 법사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3월 18일(목) 14:14
ⓒ 경북연합일보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여러 가지 큰일을 많이 겪게 된다. 원하는 고등학교ㆍ대학교에 들어가는 것도 큰일이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도 큰일이며,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는 것도 큰일이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나고 죽는 일, 즉 생사 문제를 제일 큰 일로 치고있다. 이를 ‘생사일대사(生死一大事)의 문제’라고 하거니와,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목적도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시고자 함이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사문유관(四門遊觀)을 통해 ‘늙고 병들어 마침내 죽는 것이 인간이 처한 한계 상황이라면 여기에 무슨 참다운 행복이 있을 수 있겠느냐?’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궁(出宮)하였으며, 6년이란 긴 세월 동안 각고의 수행 끝에 마침내 깨달음을 얻으시고 이 문제를 해결하셨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시고 생사 문제를 해결하셨다면, 부처님은 늙지 않아야 할 것이고 병들지 않아야 할 것이며 죽지 않아야 할 것인데, 부처님도 우리와 다름 없이 늙으셨고 병고도 있었고 열반을 하셨기 때문이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고 생사 문제를 해결하셨단 것은 본무생사(本無生死), 즉 이 육신에는 생사가 있으나 마음에는 생사가 없다는 이치를 깨달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래 이 몸은 사대(四大:地ㆍ水ㆍ火ㆍ風)ㆍ오온(五蘊:色ㆍ受ㆍ想ㆍ行ㆍ識)이 가합(假合)해 이루어진 것이라 실체가 없다. 실체가 없으므로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게 마련이다. 몸인 즉 이러하거니와 마음은 본래부터 나고 죽는 일이 없으므로 이 마음을 깨치는 것이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마음을 깨치려면 먼저 마음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마음의 참모습[實相]에 대해서는 부처님이나 선지식(善知識)들이 이미 소상하게 밝혀 놓으셨다.
부처님께서는『법구경』에서 “마음이 모든 일의 근본이 된다. 마음이 주가 되어 모든 일을 시키나니 마음속에 착한 일을 생각하면 그 말과 행동 또한 그러하다” 고 하셨고『화엄경』에서는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 마음이 일어나면 모든 법이 일어나고 마음이 사라지면 모든 법이 사라진다. 삼계(三界)는 오직 아는데 있고 만법(萬法)은 마음 가운데 있다”고 하셨다. 달마대사는『혈맥론』에서 “마음이 곧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이다. 마음을 떠나서 부처가 없고 부처를 떠나서 마음이 없다”고 하셨고 서산대사 휴정스님은『선가구감』에서 “여기에 한 물건 (마음)이 있는데 한없이 신령스러워서 일찍이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았으며 무엇이라고 이름 지을 수도 없다”라고 하셨다. 만년에 불국사에 주석하시며 선풍(禪風)을 크게 드날리셨던 월산선사는 “일생을 돌고 돌았으나 한 걸음도 옮긴 바 없나니 본래 그 자리[마음]는 하늘 땅보다 먼저이니라”란 임종게(臨終偈)를 남기셨다.
눈으로 볼 수도 없고, 코로 냄새 맡을 수도 없고, 손으로 만져볼 수도 없는 마음, 빛깔과 모양도 없는 마음,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主人公)이 마음이다. 이 마음을 깨친 이을 부처라 하고, 마음이 우매한 이를 중생이라 하며, 마음을 깨달으면 삼계육도 수레바퀴에서 벗어나 영원한 자유‧안락을 누리게 되나 마음이 미혹하면 생사의 바다에서 해매이게 된다. 중국 당나라때 서당 지장(735~814) 선사가 있었다. 하루는 선사에게 한 마을 선비가 찾아와서 여쭈었다.
“스님, 천당이 있습니까?” “있지요” “지옥이 있습니까?” “있지요?” “생사가 있습니까?” “있지요”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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