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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능력의 현주소, 지역언론과 NGO의 역할
김진규 본지 취재본부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3월 01일(월) 18:34
ⓒ 경북연합일보
언제부턴가 한국은 산업화,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일궈낸 모범 국가로 인정되어왔다. 현 정부도 이를 토대로 한 차원 높은 선진 인류국가 건설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대적 큰 틀에서 보면 이 논지에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큰 틀의 한 축인 민주화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한국이 과연 민주화 모범국이란 찬사에 고무돼도 좋은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지난 총선만 해도 당원에 의한 후보선출 기회가 봉쇄되고 후보자 정책, 공약이 실종되고 있는 점 등은 민주화 답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민주화의 척도는 흔히 정권 교체 가능성, 인권 상황, 지방자치의 실시여부를 든다. 앞의 두 가지 기준에 다르면 한국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민주주의 금자탑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국민 선택에 따라 정권이 교체되는 역동적 정치이벤트를 목격한 바 있다. 또 현직대통령 비판을 한다고 해서 재갈이 물리거나 신체의 자유를 제한받는 일도 없다. 이러한 점은 분명 자유민주주의 문화가 우리 국민들에게 선사하는 축복된 삶이다.
하지만, 지방자치 측면에 있어서는 결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가로막도 있는 장애 요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분권을 지향하는 지방자치는 이미 주민 소환제까지 보장된 마당이니 만큼, 제도상으로는 어느 정도 구색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주민 자치역량 태도부족이다. 여기엔 동양의 오랜 중앙 집권적 정치 문화의 수직적 사고 방식이 깊이 박혀 있다. 우리 자신의 형태를 성찰해보면 쉽게 알 일이다.
지금 우리는 얼마나 주인 의식을 가지고 시정에 참여하고 있는가. 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선거 또는 총선거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시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애향심은 어떠한가. 아마도 언제든지 미련없이 다른 고장으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도시의 방랑자가 바로 우리 자신이 아닐까. 우리의 자치 능력의 현주소가 이렇다면, 지방자치가 잘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오늘날 지방자치는, 지방 정부를 포함해 기업과 시민단체(NGO) 등이 서로 협력 체제를 이뤄 시정을 함께 끌어가는 연장된 자치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역 언론과 지방 NGO의 역할은 증대하고 있다. 얼핏 보면 시정부가 시민참여, 열린 시정 구호처럼 주민의 자치 활동에 적극적인 관여를 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 시가 위탁 관리 운영하고 있는 경주시민자치학교를 보더라도 자치를 주제로 다룬 강좌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오히려 자치정부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비판과 감시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 언론, 그리고 NGO가 역할 관계상 비교 우위에 있다. 특히 주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지역 언론의 존재는 지방자치의 필요불가결한 조건이다.
요컨대 지역 언론과 NGO는 시민의 관심과 사랑속에 자라는 풀과 같다. 따라서, 시민들이 기꺼이 필요한 물과 햇빛을 공급해 줄 때 지역사회의 믿음직한 공기로 성장할 수 있다. 지역 언론과 NGO야말로 시민이 공들여 가꾸고 키워 나가야 할 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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