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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전인식 시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2월 18일(목)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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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경북연합일보 | | “만약 소크라테스와 오후 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나의 모든 기술을 내어주겠다”
우리는 현대 문명의 이기를 최대한 누리며 살고 있다. 그 가운데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의 모든 이들과 접하며 소통하고 사는 즐거움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까? 단연 스티브 잡스일 것이다. 췌장암으로 일찍 떠나버린 그에게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살아도 모자랄 만큼 우리 사회에 미친 기여도와 영향력은 눈부실 만큼 혁혁하다.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언급해 왔다. IT와 정보 산업 분야에서부터 경영학에 이르기까지, 스티브 잡스는 곳곳에 존재한다. 스티브 잡스에게 영향을 준, 특히 그가 읽은 책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잘 알다시피 그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랐고 젊을 적 비틀스와 밥 딜런을 좋아했다. 15세 때부터 마리화나를 피우고 마약을 한 저항적 기질의 히피족이었다. 그런 그가 고교시절 읽은 대표적인 책이 셰익스피어의 ‘리어왕’과 허먼 멜빌의 ‘모비딕’이다. 두 책에서의 공통점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리어왕과 아합 선장의 추진력, 타협에 실패한 추진력의 리더십을 엿보았기 때문에 그는 토론을 즐겼는지도 모른다. 대학 입학 무렵 그는 본격적으로 동양 철학에 탐닉하게 되는데 계기가 된 것은 13세 때,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충격적인 사진을 보면서 교회 목사에게 찾아가서 “하느님도 이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라고 묻자, 목사는 “스티브, 이해하기 어렵지만 하느님도 알고 계신다”라는 답을 듣고부터는 다시는 교회에 가지 않았다. 전지전능한 유일신 종교에 대한 실망이었다. 동양철학에 눈을 돌린 그는 동양의 사상과 선불교에 심취하게 된다. 그가 읽은 ‘지금 이 곳에 존재하라(Be here now)’ ‘선심초심’ ‘작은 자구를 위한 식습관’ ‘어느 요가 수행자의 자서전’ ‘우주의식’ ‘하얀 구름의 길’ 등, 동양 철학에 관련된 서적들이 10여 권에 이른다. 특히 당시 히피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지금 이곳에 있게 하라’에 감명받아 여타 힌두교나 불교에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었고, 마침내 대학을 그만두고 삶의 해답을 찾아 인도로 갔다. 인도 여행을 다녀온 후에 그는 문화적 충격에 휩싸였다. 서구 사회의 광기와 이성적 사고의 한계를 목격했고 동양의 직관력과 경험적 지혜를 높이 평가했다. 요가 난다의 ‘한 요가수행자의 자서전’은 요가 수행자에 의한 요가 수행자를 위한 요가 수행자의 기록이다. 자서전 형식의 이 책은, 신기하게 전세계에 30개 국어로 번역돼4백만부 이상 팔렸다. 스티브 잡스도 매년 한 번 이상 읽었던 책이다. 순류 스즈키의 ‘선심초심’을 통해서 그는 서양의 이원론이 아닌 어리석음과 현명함의 차이, 삶과 죽음의 차이는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함이 없는데 어찌 사라짐이 있는가? ‘우주와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죽음에 대한 공포도 사라진다’라는 색즉시공, 공즉시생의 이치를 깨달았을까. 그의 종교적인 언행들을 살펴 보는 ‘눈에 보이는 것 그 이상의 무엇이 우리 존재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껴왔다’ ‘각 종교는 동일한 집에 들어가기 위한 각기 다른 문이다’ ‘죽음은 삶을 가르치는 가장 위대한 발명이다’가 있다. 일찍이 삶과 죽음의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잡스는 선불교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가 있다. 그가 동쪽으로 향하지 않았더라면, 동양철학에 심취하지 않았더라면, 선적(禪的)사유가 없었더라면 과연 애플이, 아이폰이 만들어졌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우주의식’을 읽고 영향을 받았는지, 그의 목표 중 하나가 ‘우주에 자국을 남기는 것’이었다. 또한 애플 신사옥을 우주선 모양으로 했고 사옥의 이름도 인피니트 루프(infinite loop : 무한고리)로 지었을 만큼 무한 광대한 우주적 상상력의 소유자였다. 최소한 아이폰 속으로 우주와 자신이 하나라는 사유의 한 조각은 집어 넣었으리라고 여겨진다. 잡스는 2001년 뉴스위크지와 인터뷰에서 “만약 소크라테스와 오후 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나의 모든 기술을 내어주겠다”라고 말했다. 무수한 오해와 추측을 만들어낸 이 말의 진의는 무엇일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인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자각, 영혼의 자각 즉 깨달음의 세계를 일컫는 말일 것이다. 선(禪)을 배운 그는, 아마도 소크라테스와 선문답을 주고받았을 것 같다. 기술보다는 정신, 물질보다는 영혼의 세계에 대해 말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기계에 영혼은 입힐 수는 없었기때문에 기계에 감성을 입힌 스티브 잡스 ! 땡큐 스티브 잡스! |  | | | ⓒ 경북연합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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