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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삶의 질’향상과 여성친화도시
김진규 본사 취재본부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1월 26일(화) 18:17
ⓒ 경북연합일보
며칠 전 정부 고위직을 지낸 인사와 회동 약속이 있어 경주시 동천동 시청사 주차장 약속장소로 갔다.
지인을 만나 함께 걸어가는데 나이가 40대 후반쯤 들어 보이는 아줌마들이 다가와 광고 전단지를 건네는 것이었다. 나는 순간 측은한 생각이 들어 얼른 받아들었다. 하지만 내 지인은 정색하며 타이르듯 그들에게 말했다. “당신들 집안일은 안 하고 여기 나와 뭘 하는 거요? 가정을 잘 지키세요” 나는 망연자실했다. 얼마나 곤궁하면 많은 행인을 상대로 머리를 조아리며 전단지를 돌릴까 하는 동정심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 증가하는 문제 가정을 떠올리며 노파심에서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싶었을 것이다. 아무튼 가정도 지키고 돈도 벌어야 하는 팍팍한 생활 형편이 대다수 서민이 처한 현실이다.
언제부터인가 여성의 고용시장 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바뀌고 있다. 기존의 남성 일인 생계부양모델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 맞벌이 부부 증가가 이를 반증하고 있지 않은가. 지난해 통계층 발표 자료에 따르면 남편 10명 중 8명 이상이 맞벌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부부가 함께 벌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여기엔 생계 차원을 떠나 자기실현을 위해 직업을 갖는 여성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커리어 우먼이라 불리는 이들은 남성과 어깨를 겨루며 나름의 경력 닻을 좇아 경제활동을 적극 펼치기도 한다. 특히 공공부문에서 여성 진출은 괄목할 만하다. 그간 부진했던 대기업 진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여성의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여성의 고용 시장 참여는 일과 가정의 양립에 따른 역할갈등, 여성노동 질 저하 등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경제위기와 가정 경제난은 주부를 맞벌이 현장으로 내몰고 있지만, 대체로 40∼50대 여성들은 대형마트와 식당 외에 별로 일할 곳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여성노동의 질 저하문제는 차치하고 높아진 여성 학력 수준과 성취욕구는 취업‧창업 시장의 무한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편 산업 환경 급변과 고용시장 고급 인력 요구는 여성 근로자를 끊임 없는 자기 계발에 몰두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성별 역할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가사분담방식으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통계청 ‘생활시간 사용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남성들이 여전히 구태의연한 성별 역할 관계에 안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성인 남자의 가사노동시간은 42분으로 5년 전보다 6분 증가했을 뿐이고, 여자의 경우 3시간 35분으로 5분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평소 부부간 실태를 인터뷰한 결과를 보더라도,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은 부부 모두 합쳐 10%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과 가정의 양립 과정에서 노정되는 부부 갈등과 여성 경력 단절, 그리고 잘못 선택되는 이혼과 가정 파탄 등이 우리사회가 당면한 지체된 혁명의 구체적 사례로 적시되고 있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여성정책의 핵심을 일과 가정의 양립에 두고,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역량 강화, 일과 생활의 조화 추구 등을 실천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경주시는 여성 중심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삶을 추구하며 참여와 소통, 배려가 보장되는 가족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살고 싶은 우리 도시를 만드는 데 기본취지가 있는 것이다. 진정한 여성친화도시 실현은 여성과 책임을 공유한 남성들의 태도 변화와 적극적 협조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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