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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소봉대, 아전인수, 곡학아세’가 난무하는 사회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1월 18일(월) 19:50
↑↑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 경북연합일보
월성원전 부지 내의 ‘삼중수소 누출 오염 사태’에 대해 우리 정치권이나 언론계, 학계 등에서 이를 다루는 태도를 보면 씁쓸함을 넘어 개탄스럽다.
한수원이 2020년 6월에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이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도 각종 의혹에 대해 진상 조사가 우선이라고 했지 정치 쟁점화하라고 하지 않았다. 지역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보다는 벌떼같이 달려들어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태가 한심할 뿐이다.
정치꾼이나 일부 언론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선택적으로 인용하거나 아전인수(我田引水) 격 사실 왜곡과 침소봉대(針小棒大)를 서슴지 않고 있고, 심지어 전문가라는 학자들은 뻔뻔스럽게 곡학아세(曲學阿世)로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진상 조사를 하는 게 우선임에도 본질은 사라지고 정치 쟁점화하고 찬핵·탈핵 진영 간에 기 싸움이나 일삼고 있다. 월성원전 부지 내의 지하수 관측정에서 고농도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원인이 무엇인지,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설계상의 결함인지, 시스템의 문제인지를 규명해야 하고, 주민들의 인체에 유해한지, 재발 방지는 어떻게 할 것인지, 지하수 흐름에 의해 원전 부지 밖에도 삼중수소가 누출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함에도 진영싸움만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시민의식은 날로 성숙하는 데 비해 정치권과 언론계와 학계는 구시대적인 행태를 답습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한쪽은 사실 왜곡과 추측성 보도, 입맛대로 골라 기사를 쓰는 자의적(恣意的) 보도를 남발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절대 안전을 확신하는 듯한 보도와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명색이 내로라하는 교수라는 분은, 지역주민 체내의 삼중수소를 말하는 건지, 관측정에서 검출된 삼중수소를 말하는 건지 ‘멸치 1g 수준’이라는 말로 주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자신의 진의가 왜곡 전달됐다면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청하든지, 자신의 소신이 그렇다면 지역주민들 앞에 ‘71만3천 베크렐의 삼중수소’를 시음하면서 인체에 전혀 무해함을 보여주든지 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의 행보는 더욱 점입가경이다. 지역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염려보다는 당리당략에 치우쳐 한바탕 정치 쇼를 연출하고 가는 모양새다. 며칠 전에는 국민의 힘 의원단들이 무더기로 내려와 현안보고를 받고 현장 시찰을 한 후 여당을 강하게 비난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18일에는 국회의원 십여 명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의 의원단 40여 명이 무더기로 내려온다고 한다. 그들이 누군가에 눈도장을 찍으려고 어떤 정치쇼를 펼치고 올라갈지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이런 와중에 ‘경주시월성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는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감시기구 주도로 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고, 15일에 운영위원회를 열어 구성 작업에 착수했다. 그런데 17일 돌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혼선을 빚고 있다.
사공이 너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기도 전에 가라앉게 마련이다. 정치권도, 언론도, 학계도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볼모로 벌이는, 이 어처구니없는 굿판을 당장 멈추기 바란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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