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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머나먼 탄소 중립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01월 04일(월) 18:23
ⓒ 경북연합일보
전 세계를 통틀어 2020년을 온통 뒤흔든 이슈를 들라면 단연 ‘코로나 19’ 팬데믹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포스트 코로나’ 핵심과제로 그린뉴딜을 들며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위기 대응을 우선과제로 정했다. 인류가 자연을 파괴하면서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확산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영국 엑서터대 생태학과 모 연구원은 국제학술지 ‘포유류 리뷰’를 통해 “삼림벌채, 도시화, 농지면적 증가 등 토지사용 변화가 코로나19 등 인수공통 감염병 출현을 야기했다”고 발표하면서 “바이러스 등 새로운 인간 병원균의 75%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우리정부가 내세운 게 ‘한국판 뉴딜과 탄소 중립(탄소배출 총량을 ‘0’으로 하자는 것)선언’이었다. 이어 지난해 말 정부는 2034년까지 15년간 전력수급 전망, 수요관리, 전력 설비 계획, 전력시장제도 개선, 온실가스 감축 방안 등을 담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오는 2034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17기로 감축, 노후석탄발전 30기를 폐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석탄 발전 60기 중에 30년이 된 30기가 2034년까지 폐지되고 이 가운데 24기는 LNG발전으로 전환된다. 이렇게 되면 석탄 발전 설비용량은 올해 35.8GW에서 2034년 29.0GW로 축소된다. 반면 LNG 발전은 41.3GW에서 58.1GW로 크게 확대된다.
설비별 비중을 보면 원전·석탄은 2020년 46.3%에서 2034년 25.1%까지 줄고, 신재생에너지는 같은 기간 15.8%에서 40.3%로 두배 이상 늘어난다. 석탄과 원전이 사라지는 자리에 신재생에너지설비가 대신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 확충 목표가 다소 높게 설정돼 전력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또 정부 ‘2050년 탄소 중립’ 대책까지 반영할 경우 추가 목표 상향이 불가피해 급격한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10차 계획에서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의 추가 상향이 불가피한 만큼 태양광·풍력 용지확보 등을 큰 과제로 떠안게 됐다. 부지 확보 계획도 없이 덮어놓고 신재생에너지 목표치만 높였다는 비난이 일각에서 나왔다.
문제는 또 있다. LNG 설비가 석탄 대체재로 자리잡은 점이다. LNG화력발전은 탄소배출량이 0인 원자력발전과 달리 1GW당 온실가스 254만t을 배출한다. 2034년에도 탄소 배출 LNG 설비 비중이 30.6%를 차지하기에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매겨진 것이다.
위에서 보듯 이번 ‘제9차 전력 수급기본계획’을 보면 목표치를 못 박아 놓고 거기에 어거지로 끼워 맞춘 것 같다. 탈원전, 탈석탄을 정책기조로 내세운 현 정부가 원자력발전 대신 LNG발전을 택한 건 정부 나름의 고육지책이지만 결과적으로 찬원전과 탈원전 어느 쪽도 설득 못 시키고 불만을 품게 만드는 어정쩡한 선택이 되고 말았다.
모 기자는 이 계획의 확정 소식을 ‘크리스마스에 찾아온 비보(悲報)’라 표현했다. 지금 에너지정책은 갈 곳을 잃어 헤매고 있다. 이대로라면 ‘2050년 탄소 중립’은 불가능에 가깝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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