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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풍경, 나눔과 격려의 인문학
김진규 본지 취재본부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12월 27일(일) 17:46
ⓒ 경북연합일보
어느덧 1년의 마지막 달력인 12월이다. 세월의 덧없음을 실감하면서 올 한해 걸어온 길을 돌아보게 된다. 정신없이 달려온 삶의 발자취, 무엇을 위해 그리 바쁘게 움직였는지, 그리고 그 행로가 정말 최선이었는지 반추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나무들은 겨울을 기다려 또 하나의 나이테를 목간 속에 새긴다고 한다. 목리문은 그렇게 생긴 나무 자신의 역사다. 온몸으로 체내에너지를 결집해 꽃과 열매를 피워낸 후 비로소 한 줄기 무늬를 생성할 수 있다.
한해를 갈무리하는 겨울풍경 정점에 서서 사람도 나무와 같이 삶의 무늬를 역사 속에 새긴다.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은 그래서 장하고 대견스럽다. 피나는 노력으로 천부적 재능을 발휘해 세상을 놀라게 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스토리는 얼마나 장하고 대견스러운가.
여기에서 우리는 공동체구성원에게 기쁨을 선사한 그의 쾌거가 개인의 영광을 넘어 공동체 행복으로 승화됐단 사실에 주목하고자 한다. 보다 값지고 아름다운 삶은 타인과 이웃, 공동체복리와 연결된 어느 지점에서 피어나는 착한 나무와 같다. 인간에게 유익한 산소를 나눠 주고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며 나중에 자기 몸을 목재로 바치기도 하는 나무의 모습에서 공동체의 희망을 본다.
나무는 나눔과 희망의 표상이다.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듯 사람도 공동체를 이루며 더불어 살아간다. 이기적인 나에게 집착하지 않고 공동체 이익과 행복을 실천하는 공덕을 베풀 때 진정 값지고 아름다운 가치가 향기를 뿜는다. 나눔 또는 배려와 관련해 돼지의 교훈을 소개하고 싶다. 돼지는 젖꼭지가 14개 있고 새끼는 10~14마리를 낳는다고 한다. 눈도 못 뜬 돼지새끼들은 자기 젖꼭지를 정해놓고 그 젖만 먹는데, 신기한 것은 가장 약하게 태어난 새끼가 가장 좋은 젖꼭지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두어 달이 지나면 새끼들의 크기와 힘이 모두 비슷해진다고 한다. 돼지새끼들의 나눔과 배려의 본능은 인문학이 추구하는 이념과 상통하는 데 있다.
겨울풍경이 빚어내는 따스함은 격려와 칭찬의 나비 효과에도 기인한다. 팍팍하고 고달픈 세상에 지적과 비난만 있고 칭찬과 격려가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살벌한 사회가 될 것인가. 인간에게 칭찬과 격려의 한마디는 천금의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빌 클린턴을 크게 키운 어머니의 ‘나의 말 한마디’ 란 일화는 격려와 칭찬의 효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
빌 클린턴은 유복자로 태어나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외조부 손에서 자랐다. 간호사였던 어머니는 클린턴이 세살이 되면서부터 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얼마 후 그녀는 자동차 판매상인과 재혼해 새 가정을 이룬다. 새아버지는 주정뱅이였다. 그때 받은 정신적 상처로 클린턴의 동생은 나중에 마약중독자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클린턴은 오히려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로 삼았고, 자신의 장점을 살려 바른길로 나아가려고 노력했다.
훗날 클린턴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어머니와 외조부의 격려 때문이었다고 술회했다. 어머니와 외조부는 늘 클린턴에게 ‘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야, 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라고 용기를 북돋워 줬다.
자신을 인정해 주는 가족의 따뜻한 칭찬과 격려, 이것이 없었던들 미국 대통령 클린턴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인정해 주고 소중한 존재임을 일깨우는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일생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 다가오는 2021년 신축년은 흰소의 해다. 소는 인내력이 강하고 정직, 근실한 성격의 동물이란 점을 마음에 각인하자. 적절한 주위 칭찬과 격려의 한마디는 미래의 꿈이요 희망의 메시지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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