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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을 찾아서
강병찬 취재국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12월 13일(일) 18:50
ⓒ 경북연합일보
우리 사회가 점점 디지털화 되면서 삶의 질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현상은 음악 분야에 특히 두드러졌다. 100년 전에는 진공관 앰프가 불편하다며 트랜지스터가 나왔다. 그러자 진공관 시대는 순식간에 막을 내렸다. 그와 동시에 깊고 풍성한 소리의 세계도 조종을 울렸다.
한때 LPs(Large Plates, 양판)와 함께 세계인의 애호를 받았던 (뮤직)카세트 테이프도 왜곡된 정보에 의해 사라지는 비운을 겪고 있다.
CDs(뮤직 콤팩트디스크)는 카세트 테이프를 대체하면서 이러한 왜곡된 정보를 활용하였다. 악덕 기업들의 상업주의가 활개를 쳤다. 결국 CDs는 DVDs(디지털 비디오디스크)에 의해서, DVDs는 HDD(디스크식 대용량 저장장치)에 의해서 각각 교체되는 비운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교활한 상업 주의가 철저히 작동된 것은 물론이다.
기업들은 상업 주의라는 교활한 발톱을 숨긴 채 디지털화의 과정을 기술과 문명의 발전이라고 강변했다. 그들은 디지털 기술이 상상을 초월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해 그것으로 인류의 정신 세계를 더욱 풍요하게 한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들은 사람들이 과거의 오디오와 레코드를 버리고 새로운 오디오와 음원을 사도록 유도했다. 그 목적이 이익 창출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예전에 들었던 깊고 풍부한 소리의 세계는 어디로 갔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진공관 앰프, 따뜻하고 고급스러웠던 LPs, 풍부함의 대명사 카세트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요즘은 왜 들을 수 없나.
유별난 매니아가 아니어도 이런 정도의 의문은 누구나 품을 수 있다. 우리는 분명히 과거보다 저급한 수준의 음악을 더 적은 시간 동안 누리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디지털 음악의 홍수를 거슬러 아날로그 감성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조금만 신경을 써보면 진공관 앰프, 턴테이블, 카세트 데커, 스피커를 갖출 수 있다. 제법 괜찮은 아날로그 오디오를 갖췄더라도 소프트 웨어인 레코드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매니아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음악이 담긴 LPs나 카세트 테이프를 구입해야만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그러나 예전에 갖고 있었던 것들은 죄다 내다 버렸고, 정품 LPs와 카세트 테이프의 시판은 중단된 지 오래됐다. 요새 기념판 정도가 가끔 고가에 발매될 뿐이다.
그나마 인터넷 중고 사이트와 일부 중고 시장에 보존 상태가 좋은 레코드들이 다소 나와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취향의 음악과 갖고 있을 만한 가치가 있는 레코드를 골라내는 것은 또 다른 취향과 집념이 필요하다.
고전에는 소중한 것은 쉽게 갖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만큼 용돈을 아껴 돈을 마련하고, 발품을 팔고 시간을 투자해 수집하는 아날로그 오디오와 레코드들은 분명 의미가 있다. 이들은 시대에 따라 서서히 소멸해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들은 매니아의 삶을 풍요롭게 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높인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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