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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으로의 험난한 여정, 그리고 딜레마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12월 07일(월)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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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경북연합일보 | | 지난 11월 12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비롯한 5개 삼성 금융사들은 더 이상 석탄 발전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왜일까. 그전부터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로 대기 오염과 기후 위기의 주범인 석탄발전에 투자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는 데다가 환경 운동연합과 국제 단체인 인슈어아워퓨처가 국내 1위 석탄금융사에 석탄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하며 기자회견을 열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국내 40기의 석탄발전소에 지난 12년간 총 15조 원을 투자해 온 전력이 있다. 국내 민간금융사로서는 가장 큰 규모의 투자이며, 이는 2위의 KB금융(6조 원)보다도 훨씬 거대한 규모이다. 그런데도 ‘탄소 중립’ 으로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한국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 7위 국가이며 이 온실가스의 30%는 석탄발전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엄청난 규모의 석탄발전소가 건설 중이다. 현재 국내에는 강원도 삼척, 강릉에 각각 2기를 비롯해 충남 서천, 경남 고성 등 7기의 석탄 발전소가 건설 중이다. 이들 석탄발전소의 규모는 총 7260MW로 이는 현재 운영 중인 석탄 발전소 60기 전체 규모의 20%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시민단체들은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천명한 정부에 대해 국내 최대 석탄발전소를 지으면서 ‘웬 보여주기식 선언이냐’며 비판하고 나섰다. 아무리 ‘탈원전·탈석탄’ 이라는 에너지전환정책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라도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으므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은 석탄발전과 원자력발전이 없으면 전력 생산이 부족하다.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기저 전력으로는 아직 불충분하고 현재 기술로는 생산비용이 높아서 훗날은 몰라도 당장은 대체에너지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래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후 위기는 이제 시급한 ‘인류 생존’의 문제가 됐다. 지구 기온이 섭씨 2도가 올라가면 전 세계 산호의 99%가 없어지고 빈곤에 허덕이는 인구가 수억 명 늘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딱 5년 전 이맘때 세계 각국이 파리에 모여 210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자고 합의했다. 그 방법으로 나온 게 바로 ‘탄소 중립’이다. 2050년까지는 배출량을 줄이든, 아니면 흡수해서든 탄소증가량을 ‘0’으로 만들자는 운동이다. 그런데 이에 역행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선진 20개국(G20)을 비롯해 세계 각국 정부들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탄소배출을 긴급히 중단해야 함에도 오히려 코로나19 회복예산을 화석연료에 투자하고 있다고 유엔환경계획이 지적하고 나섰다. 유엔환경계획은 <생산격차 2020>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를 파리기후협약에서 합의한 이번 세기말 1.5도 상승 제한을 실현하고, 심각한 기후 격변을 피하려면 2030년까지 석탄·가스·석유생산을 해마다 6%씩 줄여나가야 한다”며 “하지만 세계 국가들은 오히려 해마다 2%씩 화석연료 생산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특히 선진 20개국은 코로나19 회복예산을 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보다 화석연료에 50% 이상 더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탄소 중립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의무’다.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해선 앞으로 10년 안에 탄소 배출량을 2010년의 절반수준으로 줄이는 게 핵심이다. 이것이 ‘생존을 위한 길’인 만큼 더는 미룰 수 없으니 사회적 합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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