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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운 최제우 선생의‘동학사상’재고찰
강병찬 취재국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12월 02일(수) 18:43
ⓒ 경북연합일보
건강한 사람은 어려움을 당할 때 생존 본능이 두드러진다. 국가와 민족도 마찬가지다. 국가도 위기에 처하면 건전한 국민들의 애국심이 더욱 표출된다.
우리와 같이 인류애에 대한 신념이 강한 민족의 자구적 정신력은 초월적이다. 그 정신력은 새로운 전환기가 닥쳐올 때 시대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그 원동력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으로 단군 조선이 개국한 이래 우리 민족의 정신력이 분출된 것은 여러 차례다. 그중에서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를 쌓은 이념이 바로 수운 최제우 선생이 경주시 현곡면 용담정에서 창시한 ‘동학사상’이다.
동학사상은 종교적 이념과 결부돼 있고, 민란으로 번져 큰 혼란과 참상을 빚었다. 게다가 척양척왜(斥洋斥倭)라는 수구적 주장으로 인한 국제정치상의 한계도 있다. 하지만 동학은 홍익인간을 뿌리로 해 조선 민중 가운데서 들불처럼 일어난 민족 고유의 사상이다.
후기의 조선 사회는 이율배반(二律背反, Antinomy)이었다. 오랜 기간 세도정치가 지속되면서 국가 기강이 문란해져 관료와 토호들의 횡포와 착취는 심각했다. 서구 열강의 중국 침략 등으로 외세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게다가 자연재해와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반복돼 민중의 삶은 매우 피폐했다. 이것들은 고질적 망국의 병폐(病弊)다. 그 시기에 우리 민족에게는 홍익인간의 숭고한 뜻을 되살려 자유롭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자주국가를 세울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벅차올랐다.
그때 수운 선생은 만고풍상(萬古風霜)을 겪고 경주에 돌아온 뒤 시천주(侍天主) 사상에 기초해 민중의 평등의식을 반영하고 고취했다. 수운 선생이 이런 때에 동학을 선포한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동학 사상의 위대함은 삼일운동과 교육사업에서 두드러졌다. 동학의 정치적 방법론도 초기 조직적 무력항쟁 불사에서 인류애적 교화에 의한 완전하고 유구한 자주 독립과 민주혁명의 완수로 진보했다.
인내천(人乃天)으로 요약되는 동학 사상의 이념은 적확하고 진보된 휴머니즘의 표현이다. 삼일운동으로 표출된 동학사상은 대한민국 건국이념에 녹아들었다.
동학도들이 주장한 교조 신원 운동(敎祖伸寃運動)은 자유권, 계급과 차별의 타파는 평등권, 척왜양(斥倭洋)은 자주권, 보국안민(輔國安民)은 행복 추구권으로 현대 헌법의 정신과 상통했다.
우리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해......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헌법은 우리나라가 동학 사상의 기초 위에 세워졌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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