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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원안위’를 경주로 무조건 이전해야 하는 이유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11월 30일(월) 19:05
ⓒ 경북연합일보
경주시는 2014년부터 2년간 무려 7억 5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하면서까지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그런데 지자체 간의 유치경쟁 과열로 정부가 원해연 부지 지정을 보류해버렸다.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의해 원전 해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작년에 다시 원해연 설립이 추진됐다.
부산, 울산, 경주가 치열한 3파전을 벌였는데 경주는 ‘원전 설계-건설-운영-해체-폐기’의 전과정이 집적된 인프라를 통해 ‘원해연 최적지’로 평가받았음에도 끝내 분원에 불과한 ‘중수로 해체기술원’ 만 경주에 오게 됐고, 알짜배기인 원해연(경수로 담당)은 부산·울산 경계 지역에 가게 됐다. 얼마 전 (재)원전 해체연구소는 한수원 등 공공기관이 출연한 공익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됐고, 법인의 주된 사무소는 경주가 아닌 고리원자력본부가 위치한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소재하게 됐다.
이런 상태에서 서울에 있는 원전 안전의 컨트롤 타워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이전을 두고 또다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부산, 울산, 경주가 쟁탈전에 돌입한 것이다. 정부가 원안위를 세종시나 대전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런 낌새를 눈치 챈 부산의 국회의원들이 발 빠르게 움직여 <원안위 본사를 원전에서 30㎞ 이내 지역으로 한정해 원안위 지방 이전을 명시한 ‘원안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원안위도 (재)원전해체연구소 설립처럼 기장군으로 이전하려는 심산인 것이다. 법률 개정안이 통과될지도 불투명한데 3개 지자체가 벌써 야단법석이다.
부산 기장군, 울산시, 경주시 등이 나름대로 원안위 유치 당위성을 제시하면서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장군은 ‘부지 무상제공’ 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관련법에 따라 공공기관 유치 때 부지 무상제공은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주시는 ‘중수로원전 월성1∼4호기, 중·저준위방폐장, 한수원 본사 등 세계 최대 원전관련시설 밀집 지역 경주가 최적지’ 라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시는 전국 원전 24기 중 12기가 울산과 인근 지역에 있고 울산 남쪽으로 새울·고리원전, 북쪽으로 월성원전이 있어 원전 밀집도가 높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법률 개정안이 통과돼 원안위의 지방 이전이 가능해지면, 정부는 원안위를 무조건 경주로 이전해야 한다. 부산시는 (재)원전해체연구소를 가져간 마당에 과욕을 부려서는 안 된다. 울산시도 마찬가지다.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에 경주로 와야 할 공공기관과 에너지기업들이 늘비하게 들어서 있는데 또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한국동서발전,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 경제 연구원, 한국석유공사, 근로복지공단, 한국 산업인력공단,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립재난안전 연구원 등의 빌딩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앞으로 계속해서 에너지 관련기업과 기관들이 들어온다고 하니 원안위까지 눈독들여서는 안 된다.
참여정부 당시 ‘방폐장특별법’ 은 2005년 3월 제정·시행됐고, ‘혁신도시특별법’은 2007년 2월에 제정.시행됐다. 특별법 시행의 우선순위에서도 경주가 마땅히 먼저다. 국책사업의 중대성으로 보나, 특별법의 제정.시행 연도로 보나 당연히 경주가 우선권이 있음에도 울산에서 다 뺏어간 거나 마찬가지다.
정부는 방폐장 유치 당시의 약속 이행을 위해서라도 원안위를 경주로 옮겨야 한다. 한수원 본사와 동반 이전하기로 한 두산중공업 ‘원자력 분야 본사’, 한국정수(주), 한전기공, 코센, 한전KDN, 한전전력기술 등 주요 6개 협력업체와 원자력교육원, 방사선보건연구원 분원, 방사선 활용 실증단지 등의 3개 공공기관 이전 약속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끝까지 경주를 홀대하고 ‘원자력 산업의 희생양’으로만 여긴다면 경주시민들이 곧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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