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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원 원전해체시장’운운의 과장과 왜곡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11월 16일(월)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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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경북연합일보 | | 경주시민은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에 대한 매우 가슴 아픈 상처를 지니고 있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2번에 걸쳐 범시민 차원의 대대적인 유치 운동을 펼쳤지만, 그 성과가 미미하여 시민들은 허탈을 넘어 분노했었다. 경주는 ‘원전 설계-건설-운영-해체-폐기’의 전 과정이 집적된 인프라를 통해 ‘원해연 최적지’로 평가받았음에도 분원에 불과한 ‘중수로해체기술원’만 경주(양남)에 달랑 오게 된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는 성과물이다. 왜냐하면 국내에는 고작 4기의 중수로원전밖에 없고, 세계적으로도 중수로원전은 별로 없어서 ‘고용 창출과 경제적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는 허황한 꿈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기억을 돌이켜 보자. 경주시는 2014년에 원해연 유치 분위기 조성을 위해 관변조직까지 총동원하고 2년간 7억5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하면서까지 대대적 여론몰이를 해왔지만, 결과적으로 행정력과 예산만 허비했다. 정부의 사업추진 의지가 불확실하고 유치 효과조차 불분명하다는 일부 시민단체와 시의회 일각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주시는 유치 운동을 밀어붙였지만 ‘제2의 영남권 신공항’ 대결로 불리며 경북도(경주)와 부산시가 각축전을 벌이자 과열 경쟁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원해연 부지선정을 없던 일로 해버린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예비타당성조사보고서에서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이 나왔다고 했지만, 사실상 정치 논리에 의해 무산된 것이다. 몇 년 뒤 다시 경주, 울산, 부산 3개 도시가 사활을 걸고 원해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이번에도 역시 정치 논리에 의해 나눠주기식으로 결정이 났다. 정부의 ‘탈(脫)원전’ 핵심기지인 원해연 유치를 학수고대해 온 경주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수로 원해연’을 받게 됐다. 반면 규모가 큰 ‘경수로 원해연’ 부지는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 둘 다 배려하는 차원에서 ‘부산·울산 접경지역’으로 결정됐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정부, 한수원, 언론, 유치전에 뛰어든 도시 모두 ‘세계 시장과 국내 시장 규모’는 물론이고 경제적 효과까지 지나치게 부풀려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해연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세계적인 블루오션’도 결코 아니다. 얼마 전의 기사를 보자. ‘고리1호기 국내 첫 해체 임박… 울산에서 세계 시장 규모가 500조 원으로 추정되는 원전 해체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물밑 작업 중. 울산과학기술원은 영국 셰필드대학교와 국제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원전 해체연구 인력양성과 공동연구에 나선다… 고리1호기 해체비용은 6,000억 원이 넘는다…’ 위 기사의 과장·왜곡된 부분에 대한 실상(實狀)을 밝히면 다음과 같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원전 폐로시장 규모가 2050년에 ‘258조 원 정도’라고 예상하지만, 수명연장을 하게 되면 규모는 엄청나게 축소된다. 그런데도 대부분 언론에서는 시장 규모가 500∼100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뻥튀기하고 있다. 또한 원전 1기를 해체하는 사업기간만 15년∼80년이 소요되는 장기 고수익 사업이라며 과대 포장하고 있지만, 원전 해체는 소규모 인력으로 15년 정도면 충분하다. 또한 1기당 원전 해체비용 6,000억 원 중 40% 이상이 폐기물처분비용(수수료)임을 감안하면 실제 사업비 규모는 3,5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미 원전 해체기술은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의 선진국들이 선점하고 있는 데다 국내의 해체기술은 선진국 대비 약 70% 수준이어서 실제로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당장은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국가 미래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의 원전 해체가 본격화되면 2050∼60년대에 약 14조 원의 시장 형성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해체기술 연구가 완성돼 실용화와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면 세계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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