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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주변 주민 암 발병 재검증’의 바람직한 자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11월 02일(월) 18:03
ⓒ 경북연합일보
노컷뉴스 기사에 의하면,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운영이 인근 주민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대규모 역학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2011년 발표된 정부의 조사 결과에 오류가 있다는 각계 지적을 수용해 약 10년 만에 재조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원전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에 착수하는데 이번 역학조사는 환경부가 주관한다고 한다. ‘어떤 환경유해인자(유해물질)로 인한 건강피해가 우려되거나 의심되는 지역 주민에 대해 (정부가) 역학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환경보건법 제15조에 따른 것이다. 또 환경정책기본법 제34조에는 방사성 물질에 의한 환경오염과 그 방지를 위해 정부가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문구도 나온다. 원전 인근 주민들의 질병이 원전의 방사성 물질로 인한 것이라는 정황이 있어 정부가 나선 셈이다. 이번 조사는 ‘선행 조사’에 대한 오류(?)를 정부 스스로 바로잡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91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20년에 걸쳐 원전 인근 주민 3만6천 명을 조사했고, ‘원전과 암 발병 사이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연구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계속 제기됐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 연구팀은 2년간 연구결과를 재검증하는 후속연구를 진행한 후 “원전의 방사성 물질과 암 발병은 인과관계가 있다.”는 정반대 결과를 발표하여 추가 연구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아무튼 환경부와 원안위, 산자부 등이 최근 수차례 회의를 통해 개괄적인 원전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 추진방안에 합의했는데 우선 국내 최초로 가압중수로형 원전이 도입된 월성 주변 주민들을 조사대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캔두형 중수로원전은 삼중수소방사능을 경수로원전보다 10배나 많이 주변에 방출한다. 중수로원전은 국내에 월성 1∼4호기뿐이다. 정부는 조사방식으로 ‘역학조사’를 택했다. 월성원전 가동 초기(198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의 방사성물질 배출량을 점검하고, 기존에 검증한 자료뿐 아니라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자료들까지 폭넓게 검토한다고 한다. 그리고 조사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가와 주민대표 등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한다.
역학조사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도 논의하고 있다. 환경부는 조사 결과를 관계기관에 즉시 통보하고, 문제해결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환경부에서 이번 조사를 총괄하고 있는 하미나 환경보건정책관은 지난 2015년 서울대 백 교수 연구팀에서 선행 연구에 대한 후속연구를 진행했던 인물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이 대목이 왠지 찜찜하다. 솔직히 말해서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원전 주변 주민의 건강을 빌미로, 건강영향조사니 역학조사니 하는 미명으로 연구계에서 관례가 된 끼리끼리 ‘일감 따내기,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재연된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월성원전 주변 주민의 건강 역학조사는 필요하고 반드시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조사의 신뢰성, 객관성, 투명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느냐이다. 정책의 연속성이나 합리성보다는 정부마다 정권마다 과거의 결론을 불신하고 뒤집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결론을 정해 놓고 끼워 맞추기식 조사를 하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 국민의 혈세인 수십억 원의 연구비가 헛돈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장기간에 걸친 정밀 역학조사가 아닌 1∼2년 만에 결론을 내는 이러한 조사가 과연 그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필자는 솔직히 의문이다. 진영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누구나 수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결과물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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