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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조류 이야기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10월 29일(목) 18:50
ⓒ 경북연합일보
옛날에 장조류란 사람이 있었다. 그 장조류의 소꼽친구 중에 도인 스님이 있었다. 그 스님이 선정 삼매에 들어보니 장조류의 명(命)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았다. 그래서 장조류를 찾아가서 권했다.
“여보게 친구, 자네도 이제 염불도 좀 하고 참선공부도 좀 하게.”
“나도 그럴 생각이라네, 그런데 다음의 세 가지를 다 이루고 난 뒤 그렇게 하겠네.” “그 세 가지가 뭔가?” “첫째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좀 더하여 돈을 벌이는 것이고, 둘째는 아들, 딸 시집 장가보내는 일이고, 셋째는 아들 딸들이 잘 사는 것을 보는 일이라네.” 도인 스님은 친구인 장조류에게 아무리 권해도 소용이 없음을 알고 그냥 절로 돌아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장조류가 사망했다는 부고장이 날아왔다. 스님은 장례식에 가서 다음과 같이 조사를 하였다.
나의 친구 장조류여! 내가 참선, 염불을 하라고 했지. 그러니까 친구는 세 가지를 다 이룬 뒤에 한다고 했지. 염라대왕 그 양반 분수가 어지간히 없네. 세 가지 일을 마치기도 전에 갈고리로 끌고 가다니…. 스님의 조사는 염라대왕을 나무라는 듯이 지었지만, 세상일에 매달리다 보면, 인생 공부를 할 시간이 없고,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불시에 저승사자가 밀어 닥친다. 옛날 어떤 사람이 악한 짓만 하다가 명이 다하여 저 세상으로 갔다. 저승사자는 그 사람을 염라대왕 앞으로 끌고 가서 “대왕이시여 이자는 세상에 살아있을 때 부모에게는 불효했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치 않았으며 갖은 악행만 일삼았습니다. 이 사람에게 적당한 벌을 내려 주십시오.”하고 말하였다.
저승사자의 말을 들은 그는 염라대왕에게 “대왕님 저는 살아생전에 염라국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만약 대왕께서 다음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셨더라면 제 인생을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았을 것입니다. 대왕님 정말 너무 하셨습니다.“ 하고 억울함을 하소연하였다. 그러자 염라대왕은 그 사람에게 물었다. “그럼 너는 내가 보낸 세 명의 사자(使者)를 못 보았단 말인가?” “못 보았습니다.” “너는 늙은 사람을 못 보았다는 말인가?” “그런 사람은 수없이 보았습니다.” “너는 병든 사람을 못 보았다는 말인가?.” “그런 사람은 수없이 보았습니다.” “너는 죽은 사람을, 못 보았다는 말인가?” “죽은 사람을 수없이 보았습니다.” “늙은 사람, 병든 사람, 죽은 사람이 내가 보낸 사자니라. 너는 그런 사람을 수 없이 보고도 어찌하여 깨닫지 못했느냐. 너는 이제 죄에 대한 업보로 벌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너의 부모나 형제, 자매 친구나 친척이 한 일이 아니고 네 스스로가 받아야 한다.” 염라대왕이 말을 마치자 저승사자는 그를 끌어다가 활활 타는 불구덩이 속에 집어 던져 버렸다.
노인과 병자와 사자(使者), 우리는 누구나 이 세 명의 사자를 수없이 보고 듣고 만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냥 건성으로 지나치기만 할 뿐 정작 저 세 명의 사자가 나에게 보내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저 세 명의 사자가 나를 직접 찾아왔다는 엄연한 사실을 느닷없이 통고 받게 된다. 그리고 그때서야 후다닥 정신을 차리고 지나온 자신의 인생이 너무 잘못 투성이였고, 나쁜 일 투성이였고, 후회 투성이였음을 알고 다시는 나쁜 일 않겠다고 애걸복걸 해 보아도 세 명의 사자가 직접 나에게 다가온 후에야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내일은 기약이 없다 내일 내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므로 장조류처럼 세상일에 너무 매달려 살지 말고 가끔은 흘러가는 흰 구름도 바라보고, 새소리 · 물소리도 들어가며, 인생 공부도 좀 해 가며,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하루하루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만약 하루를 헛되게 보낸다면 헛된 자국을 남기게 될 것임으로…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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