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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방자(敖慢放恣)한 위정자를 바라보며
정진욱 본지회장, 발행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10월 11일(일) 15:50
ⓒ 경북연합일보
‘절대권력은 절대 썩는다’라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어 독재정치에서 벗어나 최대한 민의를 반영하고자 대통령이 지명하는 관선(官選)에서 국민이 선택하는 민선(民選)으로 바뀐 지방자치제가 채택된 지가 어느덧 20여년이 지났다.
그러나 국민들의 열망과는 달리 점차 썩어가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애처롭기만 하다. 당선되고 나면 국민의 의사와 동 떨어지는 ‘멋대로 정책’을 펼치는 제왕적 대통령과 그에 버금가는 지방 자치단체장의 전횡 등의 철폐와 성숙된 국민들의 정치의식 없이는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은 한낱 요원한 꿈일 뿐이다.
이쯤 되면 현재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허울 좋은 공화정이 지난 날 조선시대의 왕정보다 과연 민주주적인 정치제도인지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공화정(共和政)이란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 또는 대표기관의 의사에 따라 주권이 행사되는 정치제도로주권이 한 사람에 의해 행사되는 것이 아니므로 과두 정치, 귀족정치도여기에 포함되나 근세에 와서는 민주 정치만을 일컫는다.
반면 왕정(王政)이란 군주제, 군주정, 왕정, 군주국, 왕국, 국가의 주권이 1인에게 귀속되는 통치 형태로서 주권이 군주에게 있다는 기본 원리를 가지고 있으며 군주가 국가 원수가 되는 제도를 뜻한다.
왕위 계승법에 따라 세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군주를 선거로 뽑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의 J.보댕이 최초로 주권이라는 개념을 사용했을 때 이는 군주주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왕정이 좋은가, 공화정이 좋은가’라는 선택의 문제가 따른다.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은 공화정이 좋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말은 공화정이 좋다고 해도 실은 왕정을 원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언론이 전하는 일부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보면 어처구니없게도 마치 대통령의 뜻은 절대 거스르면 안 되는 대통령이 절대왕정 시대의 국왕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전권을 쥐고 통치하는 나라가 아니다. 엄연히 입법, 사법, 행정 등 3권이 분리돼 있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대통령은 행정권만 쥐고 있을 뿐인데도 안타깝게도 행정권을 쥔 대통령의 뜻에 맞게 무조건 따라야 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국민들이 적지 않다.
왕정과 공화정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조선조까지 이어지던 왕정 시대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일까?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민주주의는 국민들의 의사가 정책 결정의 바탕이 되는 체제이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도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해방을 맞은 우리에게 일제를 멸망시킨 미국이 군정을 실시하면서 민주주의 체제를 안겨주었다. 한 번 더 언급하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도통 뭔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나라의 통치자가 대통령이든 왕이든 명칭만 다를 뿐임에도 왕정 시대의 절대 권력자라는 이미지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영국은 오늘날 대표적인 왕정 국가지만 한때는 왕을 처단하고 공화정으로 변신했을 때도 있었다.
바로 1642년 발발한 청교도 혁명 때이다. 이후 영국은 1649년 국왕 찰스 1세를 처단한 뒤 올리버 크롬웰을 오늘날 대통령 겪인 호국경으로 선출해 공화정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다 1658년 크롬웰이 숨지자 2년 뒤인 1660년 찰스 1세의 아들 찰스 2세를 국왕으로 ‘모시고’ 왕정으로 복귀했다.
공화정 시절 크롬웰이 왕보다 강한 권력을 지니고 독재 정치를 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만큼 국민들은 독재보다는 왕정 복귀를 택할 정도로 독재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반증일 것이다.
오늘날 영국도 왕정을 고수하고 있기는 하지만 절대 왕정이 아닌 민주적인 입헌 군주제이다. 아무튼 자신의 뜻은 무조건 국민의 뜻이라며 호도하면서 독선적 절대권력의 입맛에 길들여진 작금의 오만방자한 위정자가 아닌 오롯이 국민의 뜻에 맞춰 제대로 일하는 위정자가 필요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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