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 2026-11-07 07:47:1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행사알림
회사알림
 
뉴스 > 칼럼
바람구두를 신은 사내 랭보
전인식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9월 17일(목) 15:47
ⓒ 경북연합일보
두 세 차례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른 하늘의 깊이를 더해가는 9월이다.
9월은 가출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랭보는 말했던가?
실제 랭보의 첫 가출은 8월 29일로 9월로 이어졌다.
랭보는 벨기에 국경과 아주 가까운 샤를빌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고향이 유배지라도 되는지 벗어나고자 안달난 사람처럼 그곳을 떠나고 싶어 했다.
16살 나이에 무일푼으로 무작정 파리행기차를 탔지만 무임승차로 체포되어 감옥살이까지 한다.
중학교 수사학 선생에게 간곡하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 덕분에 돌아 올 수 있었다.
10월 두 번째 시도한 가출은 걸어서 브뤼셀을 비롯한 몇 몇 도시를 유랑을 했다.
17세 되던 2월과 4월에 두 번에 걸쳐 파리로 가출했고, 같은 해 9월 시인 베를렌의 초청으로 다시 파리로 가서 베를렌과 방탕한 동성애를 시작했다.
두 사람의 애증의 관계는 시와 편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토탈 이클립스>를 보면 잘 묘사되어 있다.
한참 어린 랭보가 여자역이 아닌 남자역할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영화에서 랭보 역을 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상상해보면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18세 되던 해에는 두 사람 사이에 애증이 증폭되던 시기로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했다.
19세 되던 해 마침내 베를렌은 술기운에 랭보를 권총으로 쏘고 손에 상처를 입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멀어지게 되었으며, 같은 해 11월에 랭보는 시집<지옥에서 보낸 한철>을 완성했다.
그리고 20세 이후에는 영원히 시를 쓰지 않았다.
정확히 16세에서 19세까지 불과 3년 5개월만 시를 썼다.
현대시는 랭보이전과 이후로 구분되고, 현대시의 시작점에서 사람들은 랭보를 소환하기 바쁠 정도로 랭보의 존재는 상상이상으로 크다.
스무 살에 시를 버린 그는 21세 되던 해에 독일 슈트드가르트에서 가정교사로 일을 하며 스위스, 이태리 등을 여행하다 쓰러지기도 했으며 회복 후 다시 파로스 섬까지 방랑을 했다.
22세에는 네들란드 군대에 용병계약을 하고 입대를 하였다가 두 달 만에 도망쳐 고향 사를빌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23세 되던 해에는 독일 함부르크로 가서 곡마단의 통역 일을 하며 스웨덴, 덴마크 등을 떠돌아다니다가 본국으로 송환명령을 받았고, 24세 무렵에는 겨울철 알프스를 넘어 제노바, 알렉산드리아, 키프로스 섬까지 가서 그곳에서 채석장 감독으로 일하다가 장티푸스에 걸려 고향으로 귀환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라비아 해 남단 아덴으로 가서 커피중개회사에 근무하기 시작했다.
상사의 대표사원이 되어 이디오피아에서 근무를 했고 그곳에서 한술 더 떠 총기매매까지 손을 대기도 했다.
31세 되던 해에는 아프리카 오지를 탐험한 후 파리지리학회에 보고서까지 제출하기도 했다. 다니던 상사회사를 사직한 후 프랑스상인과 공동으로 무기 수입업을 시작하여 상아, 커피등 밀수에 손을 댔다.
류마티즘으로 오른 발 통증과 마비증세로 일어서지 못했고 고국으로 이송되어 마르세이유 병원에서 오른쪽 다리 절단수술을 하였다.
암까지 겹쳐 힘겨운 투병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가족 중에 여동생 이자벨만이 그의 간호를 도왔다. 이자벨은 일기와 편지들을 모아<랭보의 마지막 날>을 출간했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 따뜻한 남쪽을 동경하며 그곳으로 가고 싶어 편지를 섰다.
다시 아프리카로 가는 선박에 승선하고 싶은 애절함이 가득한 편지를 랭보는 구술하고 여동생 이자벨이 받아 적었지만 부쳐지지 못했다.
지중해 건너 아프리카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사막으로 가면 죽은 피가 돌고 썩은 살이 돋아나기라도 하듯…그가 가고 싶었던 곳 죽고 싶어 했던 곳은 이디오피아의 하라르 라는 곳이었다.
1891년 11월 10일 37살로 마감한 랭보의 짧은 삶은 가출과 방랑으로 연속된 삶이었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정처없이 떠돌기를 반복했다. 그의 시 ‘나의 보헤미안’은 자신의 방황과 방랑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나는 갔지, 터진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은 채/ 나의 외투도 이상적으로 낡았지(중략) /구월의 아름다운 저녁, 이마에는/이슬방울이 떨어졌어, 힘나는 술같이(나의 보헤미안 중)
절친이자 동성연인이었던 폴 베를렌은 그를 ‘바람구두를 신은 사내’라고 말했다. 가장 정확하고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이 가을 바람구두를 한켤레 빌려 신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코로나 없는 먼 곳으로…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경북 동해안 참치, 양식 산업화 도전…수산업 활로 연다
달성군, 지방보조금 전용계좌·카드 업무협약 체결
추경호 대구시장 “대구 변압기 자재 빼내 호남 전력망 구축?
경북 물기업, 카자흐스탄 진출 교두보
대구시, 소상공인·시민 함께 즐기는 상생한마당 연다
‘23조 메가 투자’ 구미 미래성장엔진 예열
대구 금호강 둔치 안전한 친수공간 만들기 나서
경주시, 문무대왕 해양대상·심포지엄 개최…환동해 시대 선도
안동시, 스마트농업·헴프 산업 국제 협력
경주시, 세계유산도시기구 이사도시 선출
최신뉴스
구미 공단동 도시재생혁신지구 착공  
경주 동국대~상구리 도로 개통  
미래 모빌리티 초광역 일자리 생태계 구축 신호탄  
경북도의회, 행감·예산 정국 돌입  
영양군수기 게이트볼대회 130여명 참가  
상주 토마토, 日 수출길 다시 열다  
상주시 공공비축미 건조벼 매입…30일까지 7290톤 물량  
봉화군, 농업·농촌 RE100 실증 지원 공모사업 최종  
안동시, 2032 전국체전 유치 전략 모색  
‘대미 흑자 1000억달러 돌파’의 명암  
군위보건소, 다문화가정 야간 건강요리교실 운영  
대구시 직업계고 취업률 전국 1위  
시민 삶 살피고 미래 키운다…대구시 내년 예산 12조70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 의지 알렸다  
구미서 경북도지사배 국제뷰티테라피 경진 개최  

신문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고충처리인제도 개인정보취급방침 제휴문의 광고문의 구독신청 기사제보 저작권 문의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경북연합일보 / 사업자등록번호: 505-81-82281/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화랑로 32 (성건동)
발행인.편집인: 정진욱 / mail: sp-11112222@daum.net / Tel: 054)777-7744 / Fax : 054)774-331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가0003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진욱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18,173
오늘 방문자 수 : 8,996
총 방문자 수 : 43,6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