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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는 기복에서 깨어나야 한다
정석준 전 불교바로세우기 경주지부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9월 14일(월) 18:29
ⓒ 경북연합일보
달마대사는 인도 천축국 향지왕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일찍이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고 반야다라 존자로부터 법을 이어 받아 28대 조사가 된다.
스승의 유지를 받들어 배를 타고 중국에 온 것은 양무제 보통 원년(AD 520년)이었다.
부처님의 법을 이어 받은 달마대사가 왔다는 소식을 들은 무제는 대사를 궁궐에 초대하여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한다.
“짐이 왕위에 오른 이래 수많은 절을 짓고, 경을 쓰고, 스님들을 양성한 것이 셀 수도 없습니다. 짐의 공덕이 얼마나 되겠소?”
“아무런 공덕이 없습니다.”
“어찌하여 아무런 공덕이 없단 말이오?”
“이는 인간과 천상의 작은 결과를 받는 유루(遺漏)의 원인일 뿐이니 마치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과 같아서 있는 듯 하나 실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불사를 많이 하고 스님 시봉 잘하면 그 과보로 금생과 내생에 복을 많이 받고 소원을 성취한다는 불교의 기복 사상은 1,500년 전인 양나라 무제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전국 어느 사찰을 가보아도 불교교리나 신앙상담 같은 것을 해주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사찰중창불사 기와불사 등 각종 불사시주금 접수처는 없는 곳이 없고, 시주금이 어떤 사찰에서는 수십 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불사에 시주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시주가 많으면 많을수록 사찰 수입이 늘어나고 불교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사는 달마대사가 지적한 것처럼 인간과 천상의 작은 결과를 받는, 유루(有漏)의 원인일 뿐이다.
복이란 아무리 많이 지어도 다함이 있는 것이어서 그 복이 다하면 다시 추락하기 마련이다.
기복이 없는 종교는 없다.
기복은 종교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러나 기복이 기복으로 끝난다면 이는 사도(私道)를 행하는 것이다.
기복은 정법(正法)으로 이어져야 하며, 만약 기복만을 조장하는 무리가 있다면 이는 부처님의 이름을 팔아 호구지책(糊口之策)을 도모하는 마구니에 다름 아니다.
기복에 눈이 먼 한국의 불교도들이여! 당신이 진정 불자라면 부처님의 삶을 자신의 삶의 본보기로 삼고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부처님은 왕위가 보장된 태자의 자리도 버렸다.
부처님은 모든 인간들이 갈구해 마지않는 부귀와 권세와 영화, 그 찬란한 것들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가진 것이라고는 가사 한 벌과 바리떼 하나뿐!
그런데도 너희 불자들은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구하는가?
돈인가, 권세인가?
돈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이어서 믿을 것이 못된다.
설사 억만 금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다.
권세 또한 영원한 것이 아니다.
전직대통령들의 말로를 보라.
세상의 부귀영화란 한낱 꿈과 같고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하필 불교를 믿는가?
불교 신앙의 목적이 무엇인가?
그 까닭을 서산대사는『선가구감』에서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우리가 불교를 믿는 것은 일신의 편안이나 안락을 구해서가 아니라 번뇌를 여의고 깨달음을 얻어 일체중생을 구하기 위함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우주와 인생의 실상을 바로 꿰뚫어 보고 나서 죽음을 뛰어 넘어 대자유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가치 있고 장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러한 바램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눈 푸른 남자들이 깊은 산사(山寺)에서, 선방에서 또는 외진 토굴에서 청춘과 목숨을 걸고 면벽참선하며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깨달음을 최초로 성취한 분이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이셨다.
깨달음을 성취한 부처님은 그대로 열반에 드신 것이 아니라 45년이란 긴 세월을 하루도 쉬지 않고 맨발로 걸으시고, 나무 밑에서 잠을 자시며 불법을 널리 전하셨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귀의와 찬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왜 일체중생을 구제해야 하는가? 그것은 일체중생과 나는 본래 하나이기 때문이다.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보살행을,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할 때까지 세세생생(世世生生)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불자요, 수행자이다.
모든 불자들이 나만 잘 살려고 하는 이기적·기복적 신앙에서 깨어나 보살도의 정신으로 불국토 건설에 매진할 때, 이 땅은 그대로 불국토화 할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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