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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상소문 형태 이색 청와대 청원 ‘눈길’
대통령을 폐하로 칭하고 정책을 충언으로 비판
진인 조은산, 시무 7조 제안으로 국정방향 제시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8월 27일(목) 13:50
청와대 국민청원에 상소문 형태의 이색적인 청원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해당 청원은 진인(塵人) 조은산이라는 이름으로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로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폐하로 칭하며 존중하는 듯하면서도 현 대한민국의 문제점에 대해 풍자적으로 접근, 정책과 인사 등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있는 해당 청원문의 내용중 일부이다. 전문은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MYVsJv)에서 확인가능하다.

◇기해년 겨울

타국의 역병이 이 땅에 창궐하였는 바, 가솔들의 삶은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어, 그 이전과 이후를 언감생심 기억할 수 없고, 감히 두려워 기약할 수도 없사온데 그것은 응당 소인만의 일은 아닐 것이옵니다. 백성들은 각기 분(分)하여 입마개로 숨을 틀어 막았고, 병마가 점령한 저잣거리는 숨을 급히 죽였으며, 도성 내 의원과 관원들은 숨을 바삐 쉬었지만, 지병이 있는 자, 노약한 자는 숨을 거두었사옵니다.
병마의 사신은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를 가려 찾지 않았사오며, 절명한 지아비와 지어미 앞에 가난한 자의 울음과 부유한 자의 울음은 공히 처연 했사옵고, 그 해 새벽 도성에 내린 눈은 정승댁의 기왓장에도 여염의 초가지붕에도 함께 내려 스산하였습니다.
하오나 폐하. 인간의 본성은 본디 나약하나 이 땅의 백성들은 특히 고난 앞에 결연하였고, 인간의 본성은 본디 추악하나 이 땅의 백성들은 특히 역경 앞에 서로 돕고 의지하였나니, 아녀자의 치마로 돌을 실어 왜적의 골통을 부순 행주산성이 그러하였고, 십시일반 금붙이를 모아 빈사 직전의 나라를 구해낸 경제위기가 그러했듯 이는 곧 난세의 천운이오 치세의 근본이 아니고 무엇이겠사옵니까.

◇이듬해 봄

폐하의 성은에 힘입어 권토중래한 이 나라 백성들은 저마다 살 길을 찾아 짚신끈을 다시 매었고 민초들의 삶은 다시 용진하였으니, 지아비, 지어미는 젖먹이를 맡길 곳을 찾아 집과 집을 오가며 동분서주 하였고, 서신을 보내어 재택근무에 당하는 등 살 길을 찾아 고행하였는 바, 고을 안 남루한 주막에서는 백성의 가락국수가 사발에 담겨 남겨진 할미와 손주의 상에 올랐는데 경상의 멸치와 전라의 다시마로 육수를 낸 국물은 아이의 눈처럼 맑았고 할미의 주름처럼 깊었사오며, 산파가 다녀간 고을 민가에서는 어미의 산도를 찢어내며 고군분투한 아이가 마침내 탯줄을 끊어 울음을 터트렸고, 창자를 저미는 고통에도 초연했던 어미는 아이를 받아 젖을 이어내고 울음을 터트렸사온데, 그 울음과 울음의 사이가 가엾고 또한 섬뜩해 소인은 낮게 엎드려 숨죽였사옵니다.
소인이 살펴보건데 백성은 정치 앞에 지리멸렬할 뿐 위태로움 앞에 빈부가 따로 없었고, 살고자 함에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으며 끼니 앞에 영호남이 어우러져 향기로웠습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폐하

백성들의 삶이 이러할 진데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국회에 모여들어 탁상공론을 거듭하며 말장난을 일삼고, 실정의 책임을 폐위된 선황에게 떠밀며, 실패한 정책을 그보다 더한 우책으로 덮어 백성들을 우롱하니 그 꼴이 가히 점입가경이라.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 물을 끼얹고, 본직이 법무부장관인지 국토부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사온데, 과연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는 자들은 일터에 나앉은 백성들이옵니까, 아니오면 궁궐과 의회에 모여 앉은 대신들이옵니까.
또한 역사를 되짚어 살펴보건데 과연 이 나라를 도탄지고에 빠트렸던 자들은 우매한 백성들이었사옵니까 아니오면 제 이득에 눈먼 탐관오리들과 무능력한 조정의 대신들이었사옵니까.

◇하여 경자년 여름

간신이 쥐떼처럼 창궐하여 역병과도 같으니 정책은 난무하나 결과는 전무하여 허망하고, 실(實)은 하나이나 설(說)은 다분하니 민심은 사분오열일진데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제 당파와 제 이익만 챙기며 폐하의 눈과 귀를 흐리고, 병마와 증세로 핍박받는 백성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바, 소인이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뿌리는 심정으로 시무 7조를 주청해 올리오니 부디 굽어 살피시어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물론 각지의 군수들을 재촉하시고 이를 주창토록 하시오면, 소인은 살아서 더 바랄 것이 없고, 죽어서는 각골난망하여 그 은혜를 잊지 않겠사옵니다.
◇하여 소인 조은산은 넙죽 엎드려 삼가 시무 7조를 고하나니
一,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二,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三,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四,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五,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六,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七,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임위혁 기자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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