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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드라마 같은 재검토위·지역실행기구의 '행보'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7월 06일(월) 17:55
↑↑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 경북연합일보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조밀건식저장시설(일명 맥스터) 추가 건설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시급한 현안이다.
 그래서 지금 경주는 이 문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거운데다 지역 간, 주민 간, 단체 간에 갈등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급기야 지난달 26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의 정정화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공론화의 기본원칙인 숙의성·대표성·공정성·수용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이해 당사자들이 포괄적으로 참여하는 논의 구조로 판을 다시 짜야 한다. 이대로 반쪽 공론화를 강행한다면 뒤따르는 모든 책임은 산업부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가 맥스터 증설 여부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시민참여단 구성을 위한 설문 문항을 근본적인 취지를 훼손하는 쪽으로 재검토위와 상의도 없이 바꾼 것을 보고 사퇴를 결심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상황이 이럴수록 더욱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여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할 재검토위원회와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는 물론이고, 위원회의 설치와 지원을 총괄하는 산업부까지 최근 막장드라마 같은 행보를 보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산업부는 정 위원장이 사퇴하자, 아무런 반성도 없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해왔는데 '불공정'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나머지 재검토위 위원 가운데 호선을 통해 새 위원장을 선출, 공론화 논의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의 사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지역실행기구는 한술 더 떴다.
 김 모 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정 위원장의 주장은 억지'라고 사퇴 의지를 폄훼하며 150명의 시민참여단에 대한 사전 워크샵을 시작으로 오는 17∼18일 양일간의 '숙의 토론'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런데 지역실행기구는 설문 문항을 공개한다고 해놓고 아직 공개하지 않은 데다 숙의 자료조차도 시민참여단에 제공하지 않고 있고, 공개도 안 하고 있다.
 게다가 회의록도 비공개하고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의 훼손을 자초하고 있다. 이제껏 제기된 모든 논란을 수습하고 책임을 져야 할 재검토위원회는 막장드라마의 끝판을 여실히 보여줬다. 정 위원장이 사퇴하자, 2명의 위원이 정 위원장의 뜻에 동조하여 사퇴를 했다.
 애초 15명의 위원으로 출범을 했는데 총 5명이 사퇴를 했고, 2명은 한 번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실제로는 8명의 위원만 남았으니 '반쪽 위원회'가 된 것이다.
 위원 위촉을 추가로 하든지, 정 전 위원장의 요청대로 재구성을 하든지 해야 함에도 산업부의 입김 때문인지 재검토위원회는 위원장 선출을 위한 임시회의를 밀어붙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발표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1일 임시위원회를 열고 김소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임시위원회는 유원석 법무법인 KNC 변호사가 임시위원장으로 주재했고, 재적 위원 10명이 전원 참석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재적 위원 10명 전원 참석이라니? 한 번도 회의에 참석 안 했던 2명까지도 참석? 여기에 언론도 국민도 잘 모르는 꼼수가 있었다.
 위원장과 위원들이 줄사퇴한 엄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재검토위원회는 '화상회의'를 통해 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것이다.
 인터넷상의 화상회의 화면만 켜놓으면 참석으로 인정되니 '산업부와 재검토위원회 지원단'이 그동안 불출석하던 2명의 위원을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막장드라마 같은 사태에 대해 산업부 장관도 고심하고 있고, 국회의 산업자원위원회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귀추가 몹시 궁금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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