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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장 사퇴'의 파장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29일(월)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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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조밀건식저장시설(일명 맥스터) 증설 여부 문제는 경주지역으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시급한 현안이다. 주민 의견 수렴 결과에 따라 늦어도 올 8월쯤에는 착공을 해야 월성원전 2∼4호기의 가동을 멈추는 초유의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저께 돌발 변수가 생겼다. 아니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의 전국공론화와 지역공론화를 총괄하는 '재검토위원회의 정정화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실패했다고 규정한다. 이를 타산지석 삼아 제대로 된 재공론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퇴했다. 정 위원장은 "처음부터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공론화가 진행됐다"며 판을 잘못 짠 정부를 비판하면서 "공론화의 기본원칙인 숙의성·대표성·공정성·수용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이해 당사자들이 포괄적으로 참여하는 논의 구조로 판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재검토위를 구성할 때 원전 소재지역의 주민과 원자력계, 탈핵시민단체 등 이해 당사자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과 중립적인 인사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는데, 산업부가 이해 당사자가 들어오면 공론화 진척이 어렵다고 보고 중립적인 인사로 재검토위를 구성했었다. 지난해 재검토위는 15명으로 출범했으나, 그해 12월에 4명이 사퇴 의사를 밝혔고 현재는 11명만 활동 중인데 이번에 위원장도 사퇴한 것이다. 더욱 문제는, 중립적인 인사라는 원칙 때문에 원전에 대해 문외한에 가까운 위원들로 구성하다 보니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아무튼 위원장의 사퇴로 재검토위원회의 파행은 불을 보듯 뻔하고, 경주지역 공론화를 주관하는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에 몰고 올 파장도 만만찮다. 더구나 위원장의 사퇴에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밝혀진 마당에, 과연 이 기구가 내놓을 지역공론화 결과물을 정부가, 국민이, 시민단체들이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위원장이 밝힌 결정적인 사퇴 배경은 이렇다. 지난 4월 경주의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여부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시민참여단 구성을 위한 설문 문항을 재검토위 차원에서 만들었는데, 지역실행기구가 재검토위와 상의도 없이 설문 문항을 모두 바꿨다는 것이다. 그는 "근본적인 취지를 훼손하는 쪽으로 설문 문항을 바꾼 것을 보고 사퇴를 결심했다"면서 지역실행기구 위원 구성의 대표성과 공정성도 문제 삼았다. 어쨌든 필자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랐건만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필자는 재검토위원회 출범 때도,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 출범 때도 위원 구성과 진행 방식을 이런 식으로 하면 난항과 파행은 필연적이라며 바람직한 각종 대안을 제시했었다. 특히 지역실행기구의 자의적이고 편향적인 위원 구성은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치명적인 결함이 된다고 누차 강조했었다. 지역공론화를 이렇게 막무가내로 진행하면 결국 파행이 될 것이고, 시급하게 결론을 내야 할 경주지역만 손해를 볼 거라며, 제대로 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주민 의견 수렴을 해야 후폭풍도 막고 후유증도 줄일 수 있다고 계속 주장했지만, 경주시는 끝내 필자의 제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이제 잠시 숨을 고르자. 진행 절차의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고, 잘못된 위원 구성은 과감하게 내던지고 대표성과 공정성을 확보한 후, 제대로 된 지역공론화를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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