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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아집(我執)과 열정(熱情)에 머문 새벽"
정진욱 본지 회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5월 31일(일) 15:08
ⓒ 경북연합일보
항상 홀로인 새벽은 불안감을 남긴다.
 나는 왜 오늘도 새벽같이 일어나 홀로 세상사 쓸데없는 일로 상념에 잠겨야 할까?
 무엇이 나로 하여금 지긋지긋하게 따라 다니는 그림자처럼 영원히 끝나지도 않을 부질없는 상념에 매어둔단 말인가?
 나의 삶의 궤적과 생각의 방식에 분명히 문제가 있음이리라.
 불현듯 '아집즉사 열정즉생(我執卽死 熱情卽生)'이라는 사자성어를 조성해본다.
 아집은 바로 죽게 만들고 열정은 바로 살게 만든다는 뜻이다.
 현인(賢人)들은 삶의 동기가 될 열정적인 욕심일지라도 나이가 들면 조금씩 줄여라고 조언하면서 자기 생각만이 맞다는 아집은 아예 완전히 버려라고 직언한다.
 자신의 생각에만 집착하는 아집에 사로잡힌다면 다행히 인생길에서 성공의 반열에 들어서더라도 결국 주위에 함께할 아무런 사람 없이 말년을 혼자 쓸쓸히 살다 저승으로 가게 된다는 따끔한 일침을 잊지 않는다.
 관심법으로 자신의 뜻이 신과같다는 터무니없는 아집을 부렸던 후삼국시대 태봉국왕이였던 궁예의 삶이 종국에 파멸의 길을 걸었듯이 아집을 버리지 못하면 어느 누구도 결국 파국을 피하지 못하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고 삶의 진리인 것이다.
 타인의 생각을 접목하고 모방이라는 배움을 통하여 인간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해야한다.
 생물학적으로 접목이란 유럽의 무어인이 발견한 것으로 두 종류의 나무를 붙혀서 새로운 종의 나무를 탄생시켜 인류에게 먹거리의 다양성과 풍족성을 가져다 줬고 경제학적으로 모방이란 재창조의 근본으로써 일본이 세계 최강의 국가로 발돋음시킨 근본 동력으로 작용한 위대한 과학적 경제적 고난도 성장의 수단이다.
 이는 파국과 비극의 결과를 생산해내는 자아도치된 아집과는 달리 열정적인 삶을 잉태하는 접목과 모방의 사고가 가져다주는 고귀한 결실인 것이다.
 그런데 일부의 사람들은 세상 바뀐지도 모르고 불행히도 접목과 모방에서 동떨어져 사회성이 결여된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면서, 유아독존식 사고방식에 집착하여 본인의 행동만이 오로지 옳은 것을 추구하는 열정이라 착각하면서 정작 자신의 행동이 아집에 갖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의도적으로 모른척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집에 벗어난 행복한 삶을 위해선 항상 주위 사람이란 거울을 통해 자신의 처지를 살펴보고 가늠해보는 것이 올바르고 제대로된 삶의 자세라고 선현들은 가르친다.
 '건강은 교양·인격의 산물이지 목표가 되면 행복도 사라진다.
 인간다움을 잃지않고 살아야'라는 화두로 100세를 맞이하신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최근 사색을 모은 에세이집 '백세일기'를 출간했다.
 김 교수처럼 100세까지도 연 160여 회의 강연과·TV·출연, 글쓰기를 이어온 '초인'은 전 세계에서도 유일하지 않을까한다.
 세상은 김 교수의 백세 건강의 '요령'에 집중됐다. 일을 즐기고 자주 웃으며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검소한 식습관 등은 익히 알려졌다.
 김 교수는 건강한 삶에 대해 "주변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보면, 젊어서부터 문학과 예술을 좋아해 풍성한 정신세계와 삶을 가져간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았어요. 지나치게 논리적이거나 이론적으로 굳어진 분들은 그렇지 못하더군요."
 오래 산다고 꼭 행복한 건 아니다라며 "인생의 행복을 말한다면, 누구를 만나 인생이 구성되느냐는 게 중요하지요. 먼저 좋은 스승, 좋은 친구, 그다음이 좋은 반려자일 겁니다.
도산 안창호, 고당 조만식, 인촌 김성수 같은 시대의 어른을 만나 '나보다 이웃과 국가·민족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걸 배웠지요."
 안병욱 숭실대 명예교수와 김태길 서울대 명예교수는 서로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서로 존경하는 친구였어요. 안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나에게 '우리가 구상했던 걸 당신이 마무리해달라'고 했어요. 그런 질투가 없는 경쟁이 종교적인 경지일 거예요. 행복하고 좋았지요.
 자기의 생각만 맞다는 논리와 내가 보고듣고 싶은 것만 본다는 지나친 확증편향에만 집착하여 타인의 생각은 아랑곳없이 외골수로 행동하는 것이 아닌 마음 편하게 타인을 타인이 아닌 함께해야 할 동반자의 인식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열정을 펼치는 것이 건강한 삶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새삼 깨우쳐주는 말씀이다.
 나의 주위에서 나를 위해 진정 웃어줄 사람이 없다면 먼저 자신이 권세가인지 정치지도자인지 아님 평범한 사람인지 따져보고, 만약 권세가도 정치지도자도 아니라면 자신은 평범한 사람은 결코 아닌 아집이란 똥고집에 퐁당 빠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인간은 비록 늦더라도 생각만 고쳐먹으면 변신하여 새롭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제는 새벽에 홀로 일어나 나를 위해 웃어 주는 사람없이 아집에 빠져 혼자 끙끙거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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