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관계시설이냐, 관련시설이냐' 케케묵은, 불필요한 논쟁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5월 18일(월) 17:43
|
|
 |  | | | ⓒ 경북연합일보 |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조밀건식저장시설(일명 맥스터)'의 추가 건설에 대한 지역공론화가 진행되면서 주민 의견수렴 방식에 대해 지역 간, 주민 간, 시민사회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시점에, 모 언론은 <'증설을 추진 중인 맥스터가 관계시설이냐, 관련시설이냐 하는 논쟁'에 대한 전문 학자의 명쾌한 해설이 나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뜨겁다.>는 기사를 냈다. 그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맥스터가 사용후핵연료 '관련시설'이 아니냐는 일부 주장에 대해 산업부가 법제처에 질의한 결과, 맥스터는 '관련시설'이 아니라 원자력안전법상의 '관계시설'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관계시설'은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에, 방폐장특별법 18조의 '사용후핵연료의 관련시설은 유치지역에 건설하여서는 아니 된다.'와는 다른 문제이다. 맥스터는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도 영구처분시설도 아니기 때문에 그 약속을 맥스터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면서 맥스터가 중간저장, 영구처분이 아닌 점을 분명히 했다며 맥스터 증설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전문 학자의 설명은 명쾌한 해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 전문 학자라고 일컫는 사람이 다름 아닌 대표적인 친원전주의자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정범진 교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법률상 정의돼 있지 않은 용어는 사전적 의미로 사용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어불성설이다. 그는 공학자이지 언어학자가 아니다. 필자는 대학에서는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는 문예창작학을 전공했고 한국문인협회 소속의 소설가임에도 이 두 가지 용어를 명쾌하게 해석하고 정의할 자신이 없다. 필자가 보기에 관계시설, 관련시설 운운은 말장난일 뿐이다. 거의 같은 뜻이나 다름없는 용어에 대해 법률적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그 해석을 바탕으로 맥스터 증설의 당위성과 정당성을 주장한다는 것 자체가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이다. 요컨대 맥스터가 관계시설이냐, 관련시설이냐 하는 논쟁은 전혀 새삼스럽지 않은 케케묵은, 해묵은 논쟁이다. 2013년의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때부터 이 논쟁은 시작됐고, 끝없는 평행선만 달리고 있을 뿐이다. 그 당시 공론화위원회 산하의 지역특별위원회가 경주지역의 여론 수렴 결과를 발표한 바에 의하면 <월성원전 내의 건식저장시설에 대해서 정부는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필수시설로서 '관계시설에 해당'한다고 보는 반면에, 지역주민들은 실질적으로 '관련시설인 중간저장'으로 보고 있어 정부와 견해를 달리한다.>고 돼 있다. 다시 말해, 용어해석 문제는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이다. 논쟁의 본질은 용어 정의가 아니다. 논쟁의 핵심이면서 명확한 사실은, 2016년까지 중간저장시설을 지어 월성원전에 있는 고준위핵폐기물을 반출하겠다고 정부가 약속했다는 것이다. 또한, 약속 만료 기한이 4년이나 지났음에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준위핵폐기물 저장고를 더 짓겠다는 것이다. 2015년 지역특별위원회의 경주지역 여론 수렴 당시, 지역주민 대다수는 임시저장 기간을 10년 정도로 보면서 발전소 내의 임시저장이 '관계시설'이라는 이유로 정당화되고 있는 것과, 월성원전이 케니스터와 맥스터에 사용후핵연료를 10년∼30년이나 보관 중이면서도 저장수수료를 내지 않는 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쉽게 말해, 논쟁의 핵심은 '관계시설이냐, 관련시설이냐'가 아니라, 경주방폐장의 중·저준위핵폐기물보다 수백 배 더 위험한 고준위핵폐기물 저장시설의 추가 건설을 '수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이다. 그리고 정부의 약속 위반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선행돼야 하고, 그동안의 위험한 저장에 대한 보상도 당연히 따라야 한다.
|
|
|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최신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