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경북연합일보 | | 골목은 큰길에서 갈라져 나와 마을 안이나 집들 사이로 이리저리 이어져 있다. 골목에는 삶의 냄새가 진솔하게 배어 있으며 어릴 적 추억이 구슬치기로 딱지치기, 고무줄놀이, 술래잡기로 아련히 남아 있다. 골목은 마을의 역사를 담고 있다. 좁고 불편해도 골목의 정겨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어 추억과 함께 시간여행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2020 황남동 골목연가 코로나의 악조건에도 지난 16일과 17일 황남동 일대에는 오랜만에 기분 좋게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경주시는 황남동 일원의 침체된 관광 상권 활성화와 교통 혼잡 문제 해결을 위해 오는 23일부터 대릉원 남쪽 돌담길에 '차 없는 거리'를 시범운영하고, 황리단길은 일방통행을 시행한다. '차 없는 거리' 시범 운영 구간은 CU경주황리단길 점 앞 삼거리에서 숭혜전 북서쪽 모퉁이까지 약 460m 구간이며, 9월 30일까지 매주 주말 및 휴일 오전 10시∼오후5시까지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결단을 보여줬다. 또 황남동 고도지구주민자치협의회 회원들은 해바라기 모종을 심는 등 관광객을 위한 포토존 만들기에 애를 쓰고 있다. 포석로 중심 도로를 벗어나 골목 깊숙한 곳까지 카페와 음식점, 옷가게, 소품가게, 개화기 옷 대여점 등이 들어서면서 다양한 쇼핑문화를 형성하면서 젊은이들의 문화가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최근 황리단길 골목마다 벽화를 그리고 작은 무대를 만들어 포토 존을 형성해 놓았다. 젊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인지 밝고 화려한 그림으로 가득했지만 어쩐지 이질감이 느껴졌다. 골목의 정서를 느낄 수 있고 경주의 문화가 묻어나는 벽화 몇 점이 함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10여 년 전부터 지자체들은 마을을 살리기 위해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국의 수많은 벽화마을 중에서 통영의 동피랑, 부산의 감천문화마을 등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과 공공미술을 통해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서민들의 오랜 생활터전인 골목이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통영 동피랑 마을은 '푸른 통영21 추진협의회'를 결성하고 2007년 10월 전국적으로 동피랑길에 그림 그릴 사람들을 모았다. 전문작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은 마을의 담과 길 등에 지역과 어울릴 바다 속 풍경과 고래, 자유로운 상상의 그림을 그려 바닷가 언덕마을은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미술 프로젝트 사업이 명성을 얻으며 붙여진 이름이다. 저소득층 주거지로 낙후된 마을은 2009년 마을 미술 프로젝트인 '꿈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사업과 2010년 콘텐츠 융합형 관광 협력 사업인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 사업으로 환경 정비와 벽화 사업이 이루어지며 현재와 같은 형태로 변화됐다. 벽화와 함께 어린왕자와 여우 조형물은 인기 포토존(Hotspot)으로 줄을 서야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명소다. 포석로에는 '어서어서'라는 감성서점이 있다.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을 줄인 말이다. '어디에나 있는 벽화' '어디에도 없는 벽화'를 경주시가 추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경주시 관계자의 말처럼 이제 황리단길은 일방통행, 대릉원 돌담길 차 없는 거리 시범시행 등 황남동 일원 도로통행체계 개선을 통해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하며, 사람이 중심이 되는 명품 관광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좁고 오래된 골목에 남긴 '우리 시대 이야기' 전진은 목판화 작가가 제2의 작가 인생을 골목길에 선명하게 남기고 있다. 지난 14일 황오동 한 주택에서 페인트 작업을 하는 전 작가의 붓 끝에 신명이 묻어난다. 경주 사람들에게는 철도관사로 잘 알려진 100여년 된 일본가옥이 남아 있는 황오동의 골목길에 조선시대 아낙의 모습이 벽화로 되살아 났다. 경주시 황오동 일대가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도시재생 뉴딜사업' 사업지로 선정돼 1년 여 간 침체된 경주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 넣기 해 경주시와 주민들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황남동 한옥지구가 경주 문화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급부상하고 있듯이 황오동 골목길에도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이며 민선7기 주낙영 경주시장의 공약사항이기도한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이천년 고도(古都) 경주의 부활'이란 주제에 걸 맞는 사업이 이어지기를 바래본다. 지난해부터 전 작가는 갤러리 옆 골목에 벽화를 그리고 있다. 낡고 작은 것들은 크고 세련된 것으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지만 좁고 오래된 골목길은 우리의 향수를 자극한다. 장구를 들고 춤을 추는 여인, 장독대, 장터에서 웃고 있는 아낙의 모습, 노승의 뒷모습 등 그의 작품을 벽화로 남기는 작업을 자비를 들여 연작으로 이어가고 있다. 오래된 담에 그려진 그림이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한국적 정서가 가득 담긴 그림은 황남동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경주시가 황리단길에 벽화를 그려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 작가는 "자자체들이 도시재생 사업으로 공공미술을 역점사업으로 벽화 그리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경주의 골목은 경주만의 독특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그림들로 채워지기를 바란다"며 "낙후된 골목에 스토리가 이어질 수 있게 통일성을 갖고 골목을 디자인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문학 미술관 '판 갤러리' 전진은 작가는 노서동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문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타향에서 교육사업을 하다 어머니의 발병을 기화로 경주에 정착해 24시간 노모를 간병하면서 목판화를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얻어진 귀한 목판원본은 지난 7년간 무려 500여점에 이른다. 목판화에 대한 작가의 열정과 집중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화단의 문을 두드린 2018년 '신라미술대전 특선(어머니의 마음)' '강원 미술대전 특선(기다림)' '원주 전통판화 공모전 우수상(문수보살상)'을 연달아 수상하면서 목판화의 계보가 중단된 국내 화단에 과거와 미래를 이어줄 든든한 버팀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 작가는 두 해전 지인들의 도움을 얻어 남부교회 뒤 포석로 1050번길에 경주지진으로 거의 폐허가 된 한옥을 직접 수리하기 시작했다. 약 5개월의 고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아담한 미니 미술관 '판 갤러리'를 탄생시켰다. 인문학적 미술관 '판 갤러리'는 관광객은 물론 특히 해외에서 온 여행자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작가가 직접 제작한 목판원본과 목판화를 전통 한옥의 분위기 속에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상세한 설명과 곁들여 방문객들에게 살아있는 갤러리, 소통하는 갤러리가 되도록 운영하고 있다. 또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전공을 살려 영어로 설명을 해주며 작품 감상과 함께 느린 우체통과 선물용 엽서, 액자소품을 판매하며 목판화 배우기 수강생도 모집하고 있다. 김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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