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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방사광가속기와 '경북-포항 패싱론'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4월 27일(월)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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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총선 전에는 '코로나 19' 사태와 총선 이슈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했고, 총선 후에는 총선 결과의 여파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전국의 지자체가 앞다퉈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대형 국책사업이 있다. 바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이다. 정부는 1조 원을 투입해 방사광가속기와 빔라인 40개, 연구시설 등을 2022년에 착공한다.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이달 8일 마감한 공모에 전남도-나주시, 충북도-청주시, 강원도-춘천시, 경북도-포항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가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방사광가속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초정밀 거대 현미경'이라 할 수 있다.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자기장을 지날 때 나오는 적외선과 X선 등 다양한 파장의 빛으로 첨단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대형연구시설이다. 이 빛을 통해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단백질 결합구조와 세포분열 과정 등을 현미경처럼 확인할 수 있다. 광역지자체를 비롯해 국회의원 당선인까지 유치경쟁에 뛰어든 이유는 바로 지역경제 활성화다. 단순히 포항만 혜택을 보는 사업이 아니다. 경북도 전체에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따르면, 이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했을 때 지역에 6조7천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2조4천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13만7천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다른 지자체들은 행정력은 물론이고 정치력까지 동원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 비해 '경북-포항'은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다. 유치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벌써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포항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겠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포항의 최대 장점은, 현재 제3세대·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등 대형 연구시설과 포스텍이라는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이 집약되어 있어 분산 구축이 아닌 집적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내 과학계도 건설 비용과 운영비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고,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포항을 최적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북-포항'이 울상을 짓는 이유는, 정부가 다음 달 6일 현장실사 등을 통해 7일에 사업대상지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아무래도 정치적 결정으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른바 '경북-포항 패싱론'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있었다. 공모 접수를 앞두고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듯 부지 요건이 바뀌는가 하면, 총선을 앞두고 절차가 급하게 진행되는 등 이번 유치전에서 포항은 결국 들러리 노릇만 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포스코케미칼의 과산화수소공장, 포스코의 침상코크스공장 등이 모두 포항이 아닌 전남 광양에 건설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포항 패싱론'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더구나 집권여당 대표가 총선 운동 기간에 전남 유치를 약속하는가 하면, 호남권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28명 모두가 나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구축 건의문'을 발표하고 나서 청와대, 국무총리, 국회, 과학기술부 등에 이를 전달했다. 포항시의회가 뒤늦게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포항 유치 촉구'를 위한 성명서를 채택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어쩐지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리 포기해서는 결코 안 된다. '경북-포항'은 기존 3·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어 가속기 건설 및 운영 기법을 보유한 인력이 많다는 강점과, 기존 가속기와 연계한 방사광 클러스터를 구축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강조해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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