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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구호금 지급 백년하청(百年河靑)
전세훈 편집국장 직무대행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4월 22일(수) 17:49
ⓒ 경북연합일보
'코로나19' 극복 재난구호금 배분을 두고 갈피를 못잡고 있는 현 정권을 보면 국가경영의 이념이 제대로 있기나 한 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정부에서는 소득 하위 70%를 주장하고 여당에서는 전국민 모두에게 지급하자고 입으로만 주장하며 오늘 내일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총선 전날에는 대통령까지 나서 당장 지급할 듯이 구호금 신청을 하루 빨리하라고 호들갑떨며 연기를 피우더니 총선이 끝나자 이젠 대통령은 쑥들어 가고 경제 부총리만 총대를 맨 듯 앞장서서 외치지만 정작 결정적인 판단과 실행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은 지금의 혼란은 오락가락하는 야당 때문이라고 평소에 하는 대로 남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루하루 힘들게 보내고 있는 서민들의 아우성이 하늘을 찌를 듯 한데도 한가로이 야당 탓만하고 손놓고 있을 때인가? 자신들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호의호식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피해 본 것이 없으니 당장 급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다는 태도가 아닌가?
 제 정신이 있는 사고를 가진 집권 여당이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집권여당임을 포기하는 처세를 하고 있다. 집권여당의 책무로 당장이라도 야당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어 밤을 지새우더라도 해결 방책을 내놓아야 하질 않겠나?
 목민심서에 유시시구(唯是是求)라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오직 옳고 옳은 것을 구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작금의 유래없는 전세계적 재난 시점에서 국가가 국민을 위해 해야할 옳은 방도는 과연 무엇일까?
 목민심서를 보면 국가적 흉년을 맞아 백성들이 굶어 죽게 생겼을 때 전염병이 돌아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가장인 아버지들이 떨고 있을 때 국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와 있다. (진황편)
 즉시 해야 할 일 3가지는 '극심한 빈민에게 쌀을 주는 것이요, 다음은 빈민에게 돈을 꿔주는 것이요, 조금 가난한 백성에게는 관곡(官穀)을 꿔주는 것이다'
 백성들의 처해있는 형편에 따라 차등을 두어 구휼한다는 뜻이다. 지급대상 선정에 혼란을 겪고있는 지금에도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시사한 바가 크다.
 또 급하게 할 6가지 일로는 '다 죽게 된 빈민에게 급히 죽을 먹이고, 병든 빈민에게 급히 약을 주고, 죽다가 소생한 빈민에게 급히 끓인 물을 주고, 이미 죽은 빈민은 급히 묻어주고, 버려진 어린이는 급히 거두어 길러주고, 옥에 갇힌 죄수는 재빨리 너그럽게 보살피고' 또한 임시변통해야 할 일로 '관의 돈을 빌려 곡식을 구입하게 하고, 공사를 일으켜 진휼(賑恤)을 돕고, 소와 종자를 빌려주어 변통을 하는 것이다'
 이는 시급히 행동을 취해 구휼하라는 뜻일거다. 정책 실행의 타이밍이 중요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금지해야 할 6가지 일로는 '빼앗는 것을 금하고, 도둑질을 금하고, 곡식 매점을 금하고, 빌려주지 못하게 하는 것을 금하고, 소를 도살하는 것을 금하고, 중이 되는 것을 금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또한 때를 놓치지 말라.
 '재빨리 대책을 세워 시각을 다투어 기회를 포착하고, 유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날쌘 새와 사나운 짐승이 출발하듯 해야 한다'라고 어려움에 처한 백성들의 구휼을 위해 긴박성 있는 대처를 거듭 강조한다.
 수백 년이나 지난 정조 대왕 시절에 쓴 정약용의 주장임에도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현정권은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 미개 권력인지 알 수가 없다. 국가의 고위직 공복이든 선출직 공무원이든 목민심서라면 시골 면사무소 사서일지라도 수십차례 필독했을 법한데 아직 상식적인 사고와 판단이 결여된 것을 보니 이런 꼴을 보고도 세금을 내야하는지 갈등이 아닐 수 없다.
 국가의 존망을 이런 무능 정부와 집권여당에 맡기려고 지난 총선에서 180석이나 몰아준 국민들만 불쌍할 따름이다.
 이제라도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반면교사로 삼아 유시시구하기를 바란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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