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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정책 갈등은 '법과 원칙 실종'이 부른 희비극(喜悲劇)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4월 13일(월)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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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월성1호기 수명연장 무효소송'이 항소심을 포함하여 6년째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탈(脫)원전'을 둘러싼 공방에다 원자력과 관련된 법적 소송과 고발이 줄을 잇고 있다. 경주, 울산의 시민을 비롯해 13개 시민·종교단체들은 지난 4월 7일, 서울행정법원에 '월성1∼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무효확인 등 소송'의 소장을 접수했다. 앞서 지난 1월 10일, 원안위가 '월성1∼4호기 사용후핵연료 2단계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의 건설을 목적으로 하는 운영변경허가처분'을 승인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 절차' 등을 밟지 않은 게 위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원고는 833명이고, 피고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이며, 소송대리는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가 수행한다. 한수원을 상대로 한 '갑상선암 공동소송', '월성1호기 수명연장 무효소송'을 뛰어넘는 대규모 공동소송이랄 수 있다. 이어서 지난 10일, 원자력정책연대를 비롯한 원자력업계 관계자들과 법조단체는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에 한수원을 상대로 '월성1호기 조기폐쇄 및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원전 사업종결(백지화)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월성1호기는 지난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이 가급적 빨리 폐쇄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후, 2018년 6월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자마자 며칠도 안 돼 한수원 이사회가 급히 폐쇄 결정을 내려 찬반 공방을 불러일으켰다. 얼마 후, 그 과정에 연루된 회계법인과 산업부, 한수원 모두 월성1호기에 대한 '경제성 평가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국회 요청으로 감사원은 해당 사건에 대한 감사가 청구됐음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시작한 지 4개월이 흘렀지만 해당 감사에 관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자 6일에 원자력정책연대 등 원자력 관련 7개 시민단체는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관한 감사를 벌인 감사원이 법정시한을 넘겼다며 최재형 감사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감사원장이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를 늦춤으로써 국회법을 위반하고 선거에 개입했으며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했다는 게 고발 사유다. 결국, 감사원이 검찰에 고발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원전 관련 일감이 수조 원가량 급감하면서 경영 위기에 처한 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 이행, 자구 노력을 전제로 1조 원의 긴급자금을 수혈받아 당장의 위기는 모면했지만, 여전히 경영 정상화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를 두고 탈원전 탓이냐, 아니냐로 논란이 확대됐다. 아무튼 원자력정책을 둘러싼 공방과 난타전, 고발, 소송이 난무하는 이런 상황을 두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국민은 황당하기만 하다. 정부의 성급한 탈원전이 부른 참극이라고 주장하는 쪽도 있고 원자력계의 기득권 주장이란 말도 있지만, 문제는 원자력을 중심에 둔 정치 갈등 때문에 에너지정책이 왜곡될까 심히 우려스럽다는 점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정부, 원안위, 한수원 등이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희비극에 다름 아니다. 아직도 밀어붙이기식이라는 구태를 답습하고 있고, 법과 원칙 대신 정권 눈치 보기를 하고,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없이 정권의 향배에 따라 돌변하니 오락가락하는 정책 탓에 애꿎은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다. 원자력계, 탈핵단체, 정부, 정부 산하기관과의 얽히고설킨 갈등과 대립은 결코 미래를 위한 에너지정책 수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 국가에너지 안보를 위한 생산적이고, 진정성 있는 소통과 합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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