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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핵종 방출사건 조사결과'에 드러난 안전불감증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3월 23일(월)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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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작년 12월 말,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이 분기마다 실시하는 정기검사에서 암을 유발하는 인공방사성 물질 세슘이 검출됐다. 평상시의 약 60배 양이었다. 연구원 정문 앞 배수구 근처 하천과 토양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인공방사성핵종이 검출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세슘-137, 세슘-134, 코발트-60 등이다. 특히 세슘-137은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핵실험 등을 통해 인공적으로만 만들어지는 원소다. 올해 1월 6일 연구원은 방사능 농도가 증가했음을 확인했고, 이 사실은 보고받은 원안위는 1월 21일부터 조사에 들어갔고, 1월 22일 이 '자연증발시설 인공방사성핵종 방출사건'이 공식 발표됐다. 그러고 나서 약 2개월 후인 지난 20일 원안위는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경주시민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대략 2가지다. 첫째 세슘-137 등은 원전 6기와 방폐장이 소재하는 경주로서는 언제든 누출 가능성이 있으므로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둘째, 수년째 방사성물질과 관련해 온갖 사고와 잡음을 일으켜 수억 원의 벌금을 물기도 하고, 정부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는가 하면 시민단체들로부터 해체 종용을 받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바로 우리 경주가 유치 또는 조성하려는 '제2 원자력연구원' 내지 '혁신 원자력개발 연구단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은 '리터당 185베크렐 이하'라는 사실로 '극저준위'방폐물 운운하지만, 이 사건을 방사성폐기물 분류 기준에 따라 다루려는 발상 자체가 한심하기 그지없다. 인공방사성핵종인 데다 이 세슘 오염수가 수십 년간 대전 도심의 하천에 유출됐기 때문에 일반 방사능누출 사건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원안위가 세슘-137 등 인공방사성물질이 어디서 나왔는지 조사한 결과, 연구원 내부의 폐기물 자연증발시설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원래 이 시설은 외부로 누출되는 게 없도록 폐쇄형으로 설계됐지만, 지하의 배수탱크가 외부배관으로 연결돼 있어 방사능 오염수가 빠져나온 것이다. 이 시설은 1990년에 만들어졌으므로 세슘 오염수는 지난 30년간 매년 4백여 리터씩, 모두 1만5천 리터 가까이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방사성폐기물이 도심 하천으로 수십 년간 유출됐다는 것인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경위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문제가 된 배수탱크는 원래 승인 당시 도면에는 없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당시에 연구원이 마음대로 설치해 운영해 온 것이다. 연구원 측은, 그 당시의 관련자들이 모두 퇴직해서 정확한 정황은 알 수 없다고 변명하면서 그동안 '폐기물 자연증발시설'의 근무자들이 배수 탱크가 설치된 것도, 오염수가 흘러나가고 있는 것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원은 세슘이 토양에서는 다량 검출됐지만, 하천의 경우에는 최소검출농도 미만으로 확인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해명과 설명을 종합해보면, 한국원자력연구원 직원들의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 집행위원장은 "지금부터 인근에 10년 이상 살았던 분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진행되는 동안 연구원의 핵 관련 실험과 연구는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뒤늦게 안전관리 조직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대전시도 정부 차원의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직원들의 안전불감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런 일들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아무튼, 우리 경주도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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