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바이러스와 문학
전인식 시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2월 13일(목) 17:22
|
|
 |  | | | ⓒ 경북연합일보 | 코로나19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사스, 메르스, 그리고 AI(조류독감), ASF(아프리카돼지열병)등 각종 질병들이 창궐했다가 사라졌다가 다시 변종으로 나타나곤 한다. 사람과 동물 사이를 오고가는 이들 바이러스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하는 걸까. 돌이켜보면 세계사는 질병의 역사라고 이름 붙여도 될 만큼 참혹한 흔적들을 남겼다. 바이러스는 인류의 기원의 역사와 함께 했다. 기원전 1500년부터 등장한 기록들이 있다. 세계화된 전염병의 첫 사례를 들자면 '안토니우스 역병'으로 불리는 이 병은 지중해 동쪽으로 갔던 로마군이 옮겨온 병으로 500만 명이상 사망했다. 무엇보다도 역사상 가장 혹독했던 것은 14세기 유럽전역을 강타한 흑사병이었다. 1348년에 발병한 흑사병으로 유럽인구의 1/3이 죽었다. 좀 더 과장된 표현으로는 절반 가까이 죽었다고 한다. 몽고군과 실크로드 선상의 상인들을 따라 유입되어 유럽전체를 초토화시킨 강력한 바이러스였다. 질병 앞에서 무기력했던 종교는 로마 교황의 권위상실을 가져왔고 종교개혁등 문명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급격한 인구감소와 봉건제도의 몰락, 라티어 대신 각 지방어가 사용되고 민족국가의 탄생등 엄청난 사회적 변화를 가져왔다. 대향해시대 유럽에서 발진한 매독과 천연두는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한 유럽인으로 인해 이에 대한 면역력이 없던 아즈텍과 잉카제국의 원주민 몰살을 가져왔다. 정복자에 총에 죽은 것은 조족지혈에 불과하고 거의가 세균감염으로 죽었다. 또한 1차 세계대전 때는 스페인독감으로 죽은 사망자가 전쟁에서의 전사자보다 3배나 많았다. 최근 200년 동안 10억 명이상 사망에 이르게 한 결핵 그리고 콜레라, 홍콩독감, 말라리아 이외에도 최근의 에이즈와 에볼라도 있다. 인류가 지나온 질병의 시대는 고스란히 문학작품을 통해서도 엿볼 수가 있다. 가장 먼저 흑사병이 맹위를 떨치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조반니 보가치오의 '데카메론'을 들 수가 있다. 창궐한 흑사병을 피해 숨어든 7명의 여자와 3명의 남자가 각자 10가지 이야기를 돌아가며 총100편을 서로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인간의 본능과 악덕, 허위를 폭로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까뮈가 7년간에 걸쳐 집필하여 1947년에 발표하여 대중적 성공을 거둔 장편소설 '페스트'는 알제리 오랑이라는 도시에서 10개월 동안 사람들이 질병으로 겪는 현장을 르뽀 형식으로 그린 작품이다. 특히 소설 속에는 이번 사태를 예견이나 하듯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 폭로한 중국의 젊은 의사 리원량과 오버랩 되는 부문도 있어 섬뜩하다. 시진핑은 이 책을 읽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향후 정치와 경제, 사회적 변화의 파도가 들이닥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주제 사마라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는 시력을 잃는 전염병을 통해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소설로 은유적 표현으로 가득한 훌륭한 문학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100년 동안의 고독으로 유명한 콜롬비아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도 있다. 책제목과는 달리 노년의 사랑, 반세기간 이루지 못한 사랑을 죽기 전까지 열심히 사랑하는 내용으로 콜레라만큼 무서운 것이 사랑임을 강조하기 위해 제목으로 가져온 듯하다. 이외에도 간호사 출신 작가 정유정의 '28'이라는 작품도 있다. 이외에도 많은 문학작품 속에는 다양한 내용의 전염병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질병과 관련된 인문교양도서로 월리엄 매닐의 '전염병의 세계사'와 재래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비롯한 베스트셀러 책들도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 할 도서목록들이다.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무섭고 두려운 질병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약한 존재임을 알 수가 있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변화는 더 많은 질병을 가져올 것이 뻔하다. 아무리 4차 산업시대 라고 하지만 인간 본연에 충실하지 못한 오만한 인간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는 아닐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겸손을 가르치는 것 같다. 알베르 까뮈의 소설 '페스트' 속 한구절로 이야기를 대신할까 한다. '페스트균'은 사라지지도 않으며 인간들에게 불행도 주고 교훈도 주려고 어느 행복한 도시 안에다 내몰고 죽게 하는 날이 다시 오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
|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최신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