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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조기폐쇄' 책임 떠넘기기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2월 10일(월)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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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최근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단초를 제공한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용역 보고서'의 임의 왜곡·조작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자 주무 부처인 산업부와 한수원, 삼덕회계법인 간에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 3자가 보고서 초안을 검토한 뒤 각종 숫자(이용률 전망치, 전력판매단가 등)가 바뀌었는데 서로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핑퐁게임하듯 다른 쪽에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감사원이 얼마 전 한수원 본사에서 감사를 했고, 추후 관련 감사를 더 진행한 후 다음 달 중 결과를 발표한다고 하니 그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어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그 후폭풍과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탈(脫)원전정책이 여야 간의 정치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수정된 보고서가 왜곡 또는 조작된 게 사실이라면, 이는 국민을 무시하고 월성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을 우롱한 범죄 행위나 마찬가지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추후 검찰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 조작 여부를 떠나 월성1호기를 서둘러 폐쇄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이유는 뻔하다. 필자의 짧은 소견(所見)으론, 산업부와 청와대의 '조급증과 성과주의' 탓이다. 쉽게 말해,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한 '해바라기성 행태'였다. 상황을 돌이켜 보자. 2018년 6월 15일, 한수원이 긴급 이사회를 열어 월성원전1호기 조기폐쇄, 천지1·2호기 및 대진1·2호기 등 신규 원전 4기 건설 백지화를 결정했다. 그래서 월성1호기는 36년간의 파란만장한 역정을 뒤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문제는 그 당시 월성1호기 폐쇄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고, 폐쇄 자체를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이 거의 없었음에도 정부와 한수원이 폐쇄에 따른 주민 의견 수렴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민주사회의 필수 덕목인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고의로 하지 않은 것이다. 탈원전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월성1호기 조기 폐쇄가 기정사실로 굳어졌음에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설명회나 공청회조차 한 번 열지도 않고 기습적으로 밀어붙인 것은, 산업부와 한수원이 '경주를 원자력산업의 희생양'으로 여겨온 평소 행태대로 지역주민들을 무시하고 우롱한 처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월성1호기의 설계수명이 완료되자 '경제성, 안전성 둘 다 확보됐으니 수명연장을 해달라'며 상생협력자금 1천310억 원까지 주면서 주민 동의 절차를 밟아놓고, 재가동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느닷없이 '경제성이 없다'며 조기폐쇄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어느 때의 경제성 분석 보고서가 엉터리인지 밝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튼, 현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대한 보수 언론과 야당의 공세가 지속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여당과 청와대와 산업부는 '6·13 지방선거 압승'을 계기로 그 여세를 몰아 월성1호기의 폐쇄를 밀어붙였고, 한수원 이사회는 조기폐쇄에 따른 보상을 해주겠다는 정부의 요청에 들러리 노릇, 거수기 노릇을 충실히 한 것이다. 그로부터 1년 6개월 만인 지난달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영구정지'하기로 의결했다. 이로써 월성1호기는 '정치적 사망 선고'에 이어 법적으로도 '사망 판정'을 받아 영구폐쇄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앞으로의 과제는, 국가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 자의적(恣意的)으로 해바라기성 결정을 하는 행태는 반드시 지양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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