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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衆口難防)에 멈춰선 '재검토위원회'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2월 03일(월)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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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지난 10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원전 내에 사용후핵연료 168,000다발을 보관할 수 있는 맥스터(사용후핵연료 조밀건식저장시설)의 추가 건설을 위한 '월성1∼4호기 운영변경허가안'을 심의해 통과시켰다. 월성원자력본부가 운영변경허가안을 제출한 지 거의 4년 만에 승인해준 셈이다. 이로써 월성원전의 맥스터 추가 건설을 위한 기술적 검토는 사실상 완료됐지만, 증설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왜냐하면, 원전소재지역의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지역공론화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한 전국공론화 이 두 가지를 다룰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각 지역, 각계, 각층의 중구난방에 의해 사실상 그 역할이 마비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장 애가 타는 쪽은 월성원자력본부와 경주시이다. 아무리 늦어도 올 상반기에는 맥스터 증설 공사가 시작돼야 하는데 자칫 공론화 일정이 큰 차질이 빚어져 제때 착공되지 않으면 21년 말이나 22년 초에 월성 2,3,4호기의 가동을 중단해야 할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애당초 산업부가 분야별 중립적 전문가 15명으로 재검토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을 때 이러한 상황은 예견된 일이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5,6호기 공사 재개'로 결론을 내고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하자, 산업부는 원치 않았던 결과로 '공론화'에 대한 거부감 내지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재공론화위원회'라고 하지 않고 재검토위원회라고 굳이 명명하고, 원자력과 사용후핵연료와 원전지역 실태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다시 말해 문외한(門外漢)에 가까운 인사들로 구성하면서 재검토위원회는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되고 만 것이다. 자연스레 핵심 이해당사자들인 원자력계, 원전 소재지역 주민, 환경단체 모두가 배제됨으로써 '이쪽 입김에 휘둘리고 저쪽 입김에 휘둘리고, 여기서 훈수를 들고 저기서 훈수를 들고'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좌고우면, 우왕좌왕, 이랬다저랬다 하면서 길을 헤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전국공론화도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경주지역의 '발등에 떨어진 불'인 월성원전의 맥스터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한 지역공론화도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지난해 11월 지역 의견수렴 전담기구인 '월성원전 소재 지역실행기구'를 출범시켰으나 위원 구성을 놓고 파열음이 빚어졌고, 의견수렴 범위를 놓고 경주와 울산 지역 간에 갈등이 생긴 데다 재검토위원회가 예산편성 절차 등을 진행하지 않자 지역실행기구의 활동에 제약이 많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반발이나 입김, 훈수가 최근까지 끊이질 않고 있어 재검토위원회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동경주대책위는 조속한 지역공론화를 요구하고 있고,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을 비롯해 민주노총 울산본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 울산지역 노동계, 울산 북구의 주민단체 등은 재검토위원회 해체와 지역실행기구 해산을 요구하며 맥스터 증설에 반발하고 있다. 한수원의 정재훈 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재검토위는 전체 정책을 재검토하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 지역실행기구를 통해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해줬으면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박차양 경북도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맥스터 건설 관련 지역실행기구를 조속히 가동하라"고 요구했다. 자고로 사공이 너무 많으면 배가 가라앉든지 산으로 가는 법. 재검토위원회는 지금이라도 해체하고 새 판을 짜든지 그게 아니면, 줏대와 뚝심으로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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