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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교합으로 태어난 박혁거세 신화 새로 읽기
정형진 신라얼문화연구원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1월 07일(화)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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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암각화 속의 혁거세신화 그와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는 주장들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암각화는 경상도 지역에 분포하는데 이들 암각화가 내몽고 음산 지역의 그것과 유사하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경주 시내를 흐르는 남천과 북천이 만나는 합수지점인 석장리 암각화의 일부 그림은 내몽고 음산 지역의 그것과 유사하다. 어쨌든 이러한 연결고리를 생각해 보는 것은 상상력을 동원해서 역사의 고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문헌정보가 부족한 현실에서는 상상력을 동원한 연구도 필요하고 중요하다. 앞에서 제시한 내몽골암각화와 혁거세 탄생신화를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혁거세 신화를 보면 '양산 아래 나정 곁에 전광과 같은 기운이 땅에 드리웠는데, 하얀 말이 그곳에 꿇어앉아 절을 하고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이 신화에는 이상한 기운·말·나정·알 등의 신화소가 등장한다. 이때 하늘에서 땅으로 뻗은 '이상한 기운'은 남성 내지 남성적인 것의 상징이며, 그 기운이 땅으로 뻗었다는 것은 나정으로 표현된 대지모신의 자궁에 사정하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한마디로 천지가 교합하는 신혼(神婚)을 상징한다. 결국 혁거세는 천지부모의 생명에너지가 결합해서 태어난 성스런 아이였다. 그와 같은 신화적 사고가 바로 내몽골 음산 지역, 그러니까 황하가 북쪽으로 흐르다가 남으로 꺾어져 내리는 지역의 북쪽에 있는 암각화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천마가 있고 천마의 등에는 남성이 벌거벗고 성기를 드러낸 채 타고 서 있다. 그런데 말 아래를 보면 마름모꼴 무늬가 있고 그곳에 말이 정액(精液)을 쏟아 붓고 있다. 이로보아 이 암각화는 고대인들이 생식과 관련된 의례를 표현해 놓은 성스런 그림이었음이 분명하다. 다시 말하면 이 암각화는 천상에서 말을 타고 내려온 천신이 네모꼴로 표현된 대지의 우물[여기서는 대지의 자궁]에 자신의 생명력인 정(精)을 뿌리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천지부모의 성스런 혼인 장면이다. 참고로 마름모꼴 그림이 우물이라는 것은 경주 안압지에서 나온 기와편에 잘 표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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