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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수와즈-자기를 파괴할 수 있는 권리
전인식 시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12월 19일(목) 17:50
ⓒ 경북연합일보
최근 젊은 연예인들의 자살들이 잇따르고 있다.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유명 연애인의 일련의 연쇄 자살행위를 심리학적 용어로는 베르테르효과라 한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보면 주인공 베르테르가 실연을 당하고 권총으로 자살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책을 읽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주인공을 모방한 자살이 유행처럼 퍼진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통계에 의하면 자살의 80% 이상은 우울증과 관계있다고 한다. 유독 연애인들의 자살이 많은 이유는 따로 있을까? 사생활을 보호받지 못하는 고위험 감정 노동자로서 우울이라는 악마가 몰래 찾아들었기 때문이다. 고통을 잊기 위하여 알콜과 마약중독 도박 등의 사건, 사고가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고통을 잊기 위하여 고통을 끝내는 것은 파괴의 동의어가 될수 있을까?
 오래전 프랑수와즈 사강이 마약사건으로 체포되었을 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내 자신을 파괴시킬 권리가 있다'라는 기사를 젊은 시절 출근길 전철 안에서 읽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그녀가 한 말은 나중 김영하의 소설 제목이 되기도 했다.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수 있다> 소설의 첫 페이지에는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크림트의 유디트, 들라크루와의 사르다나팔의 죽음 등의 그림이 등장하는데 이들 공통점은 죽음이다. 책 속의 화자 또한 자살 안내자이거나 자살 도우미이다. 책의 내용 중에는 '자살을 생을 압축하는 행위로 본다. 압축을 모르는 자들은 뻔뻔하다. 압축을 모르는 자는 삶의 비의를 알지 못하고 죽는다' 책속의 강렬한 문장의 한구절이다. 섬뜩하다.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은 2003년도에 영화화 되기도 했다.
 프랑수와즈 사강은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감명받아서 책속 인물인 사강을 자신의 필명으로 삼았다. 그녀가 19세에 쓴 소설 <슬픔이여 안녕>은 고등학교 시절 삼중당 문고로 읽은 기억이 있다. 그 무렵 읽었던 여타의 책에 비해서는 그렇게 강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녀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또한 느낌이 비슷하였는데 한가지 궁금했던 것은 제목 때문이었다. 왜 제목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일까 그 이유를 알기까지 한 삼십 년이 흐른 것 같다. 물론 알아보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슈만과 클라라에 그리고 브람스에 대한 자료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스승의 아내를 사랑하면서 함께할 수 없이 지켜봐야만 했던 한 남자의 고독과 외로움의 그늘을 알고서야 답을 알 수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외롭거나 쓸쓸하거나 고독함을 즐기십니까 라고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 이외의 것, 자기 생활 너머에 있는 것을 좋아하세요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프랑수와즈 사강 그녀의 삶은 본인의 소설보다 더 소설적이었다. 십대 부터 클럽과 카페를 드나들었고,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번갈아 타며 속도를 즐기다가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가 되기도 했다. 두 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다. 그녀는 위스키와 카지노를 출입하며 인세를 탕진했다. 소비벽과 스피드광, 도박과 알콜, 마약중독자의 삶을 살았다. 한마디로 도덕성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다. 그녀에 대한 평가는 오로지 문학적 평가 이외는 없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철저히 자신을 파괴하며 살았다 어쩌면 즐겼는지도 모르겠다. 자살이 아닌 방법으로 69세까지!
 그녀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 나오는 한 구절을 사람들과 같이 읽어보고 싶다.
 당신을 인간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외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이 마땅하지만 고독형을 선고합니다.
 세상에는 나를 포함해 고독형을 선고받을 사람들로 가득할 것 같다. 고독형이란 말에 묘한 여운이 남는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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