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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발전한다
한순희 수필가, 전경주시의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12월 04일(수) 17:14
ⓒ 경북연합일보
오늘도 나는 한수원으로 업무를 보러 가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다. 경주 시민들의 각축으로 산골짜기에 모셔 둔 한수원 본사를 볼 때면 늘 아쉬운 마음 뿐이다. 왜 이 멋진 회사의 멋진 건물이 이렇게 산 속 깊은 곳에 절간처럼 조용하고 외롭게 서 있을까.
 경주 사람들은 경주가 발전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내가 보아도 도심은 3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다름이 없다. 아무리 천 년 간 같은 모습을 간직해왔다지만 지역에 공장이나 제대로 된 기업하나 없다. 젊은 사람은 삶의 현장을 찾아 객지로 나가버리고 츌산율은 저조하다. 경주는 이제 노인 천국이 돼 천 년의 역사가 무색하게 소멸도시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경주에서는 심지어 일반 단체의 모임도 A고,파와 B고,파로 나뉜다. 씨족혈족파는 말 할 것도 없이 많아 소외감을 조장한다. 끼리끼리 연결고리인 경주만의 보수성과 배타성으로 인해 타지에서 온 사람들은 적응하기가 힘들다. 내 집, 내 마을의 님비 현상이 심각해 시위는 전국에서 손꼽힐 만큼 많이 일어난다. 공장과 기업체는 지방 토호 세력들의 행사 협찬 요구로 늘 전전긍긍이다. 지역에서 능력 있고 활동을 열심히 하는 특출한 사람이 생겨나면 처음에는 추켜세우며 찬양을 하다 입맛에 맞지 않으면 가짜 뉴스, 즉 카더라 방송으로 한 순간에 소멸시켜 버린다.
 경주가 다른 지역보다 더 낙후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이기주의들로 인해 다선 시장과 다선 국회의원이 탄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에는 기라성 같은 다선 의원들이 포진해 있는데 초선의원이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겠는가? 조그만 단체에서조차 신입 회원이 선임 회원들 앞에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없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선거철만 되면 카더라 방송에 출렁이는 지역 민심을 보며 참으로 답답하다. 젖먹이가 일을 하는 것을 보았는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키워놓지도 않고 일 못한다고 윽박지른다. 리더가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며 기다려 주는 인내는 어디 갔을까.
 시대가 바뀌어 가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지연과 혈연, 그리고 과거의 향수에 빠져있다. 이제 시대에 맞는 지도자가 시대의 흐름을 읽도록 도와줄 시간이다. 누구를 내세워 내 이익에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며 카더라 방송으로 상대방을 소멸시키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변화하지 않으면 경주의 발전도 제자리걸음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고인물이 되고, 더 이상 새로움을 담아내지 못하게 된다.
 사람은 많지만 특출한 리더십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출한 사람이란 하루아침에 출세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행정고시, 사법고시 출신자가 전부 용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인간적 품격을 갖춘다고 해서도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지성과 이성, 도덕의식, 사람을 사랑하는 휴머니즘,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을 모두 갖춘 사람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아야 하지 않겠는가.
 중앙에서 요직을 거친 사람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보다 더 특별한 리더십과 경험을 살려 지금보다 더 큰 경주의 밑그림을 그려 달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경주의 구석구석 모세혈관은 시의원과 도의원, 그리고 시장이 챙긴다. 국회의원은 중앙의 장장한 리더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경주의 삶이 나아지리라. 우리의 지도자라면 개인기와 모양새가 있어야 한다. 조직과 경영의 우두머리로써 일하며 발전했고 뭔가를 이루어 낸 사람이 경주를 발전시켜 주기를 고대한다. 안목 없는 사람을 선출직으로 뽑아 놓으면 그 안목 없는 사람의 말과 지시에 모든 사람들이 따라야 한다. 이 얼마나 큰 비극이고 퇴보이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보낸 허송세월이 또 얼마나 많았는가. 요즘 같이 복잡다단한 시대에도 한 사람을 소멸시키는 것은 여전히 식은 죽 먹기 만큼 쉽다. 이것이 바로 망국으로 가는 거버넌스의 협치이다. 발전하는 협치로 응원하고 도와주자. 우리도 안정되고 역량 있는 리더와 함께 안정된 도시, 발전하는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는가.
 경주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끊임없이 학습했으니 이제 답은 찾았으리라 본다. 그 지역의 지도자 수준은 그 지역민의 수준이다. 우리 냉철하게 객관적 기준을 가지고 살펴보자.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하자. 경주의 참된 지도자를 뽑아 천년 고도의 역사를 계속 이어나갈 시간이 왔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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